여행/춘천 잼유이칸
전국 어느 도시를 가도 '교동'이라는 지명을 심심치 않게 보셨을 겁니다. '교동'은 옛날에 학교에 있던 마을, 즉 '향교'가 있던 마을이었음을 알려주는데요. 이러한 향교가 춘천에도 있습니다. 바로 풍수가 길하다는 봉의산 기슭 남쪽을 향하여 춘천향교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춘천향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홍살문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홍살문은 븕은 화살 문이라는 뜻으로, 주로 왕릉과 같은 묘지나 향교, 서원, 궁궐 및 관아의 정문으로 세워졌습니다. 문이 붉은 이유는 붉은 색이 양기를 띠어 귀신과 액운을 물리친다는 풍속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고, 상단을 화살로 장식한 것은 잡귀를 화살로 쏴 없애버린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홍살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하마비'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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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하면 떠오르는 작가는 누가 있을까요? 대부분 김유정을 떠올릴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작가의 이름을 딴 기차역이 김유정역인데요. 그만큼 그의 작가로서 입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한국현대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중 한명인 김유정은 춘천 실레마을이라는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이곳에서 농민들의 생생한 생활언어를 파악하여 그만의 독특한 언어감각과 해학의 세계를 다질 수 있었는데요. 우리에게 잘 알려진 「봄봄」, 「동백꽃」을 비롯한 다수의 단편소설들이 그렇게 탄생을 했죠. 새롭게 지어진 김유정역을 나오면 근처에 있는 옛 김유정역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그 안에는 구 역사의 예전 모습들이 곳곳에 남겨져 있습니다. 옛 김유정역을 지나 조금 걷다보면 김유정문학촌을 만나게 됩니다. 이곳은 김유정이 살..
다음날 태백에서 맞는 아침.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올라 있었다. 주위는 고요했고, 간간히 차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하룻밤을 보낸 철암도서관의 모습도 보니 조금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마을 구경도 할겸 잠시 산책하러 나섰다. 한쪽 편에서는 조그만 물길이 나 있었다. 아래로 졸졸졸 흐르며 아침의 풍경을 꾸며주고 있었다. 코를 통해 느껴지는 맑은 공기와 상쾌함은 태백을 산소 도시라고 부르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오전에는 도서관 안에서 이곳 관장님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곳에 정착하게 된 계기와 도서관이 어떻게 해서 지어졌는지에 대한 얘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동네 아이들이 중심이 되어 한푼두푼 모아 도서관을 짓게 된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다시 한번 ..
브리즈바이춘천 참여자들과 함께 한 태백 투어. 춘천에서 차로 3시간 여 달려서 태백의 철암이라는 곳에 우리는 도착했다. 가장 처음 들린 곳은 1박2일 동안 우리의 숙소로 이용될 철암도서관. 도서관 정문 앞에는 우리를 환영하는 푯말이 세워져 있었다. 본인을 해리포터라 소개한(실제로도 좀 닮은) 철암도서관 관장님은 우리를 환한 미소로 맞아주었다. 도서관은 숙소로 쓰기에 좋은 공간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고, 관장님의 방 소개가 있은 후 각자 원하는 방에 자리를 잡았다. 같이 간 참여자 중 한 명은 큰 곰돌이 인형을 보자마자 몹시나 마음에 들어하며 그것을 집어들었다. 그는 이날 밤 동글이란 별명을 얻게 된다. 철암도서관 앞에는 장작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실제로 장작으로 쓰는 지는 모르겠지만 장작 바깥 부분..
공유 경제의 대표적인 모델로 꼽히는 공유자전거.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의 경우는 명실상부 시민의 발이 되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없어서 못탈 정도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춘천은? 춘천도 공유자전거가 있다! 전기자전거 ZET가 바로 그것. 지난 12월 20일, 한달여의 시범운영이 종료가 된 ZET는 그간 자전거를 이용했던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내년에 다시 재개될 예정이다. 한달이 좀 넘는 기간 ZET가 운영되면서 나만큼 ZET를 많이 그리고 잘 활용한 사람이 또 있을까? 운이 좋게도 춘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간이 시범운영 기간과 거의 겹쳤기 때문에 시내 간의 이동을 하는 데 ZET는 내게 즐거움과 편리함을 동시에 선사해 줬다. 물론 추운 겨울이라 찬 바람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오동철 선생님과 함께 하는 두번째 역사 투어. 이번 시간은 춘천 시내를 둘러보는 코스였다. 예전에 시내를 도보투어로 진행했을 때 날씨의 영향도 있었지만 걸어다니는 특성상 먼 곳까지 가기는 힘들었다. 이번 코스도 저번 도보투어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차를 이용해 움직였기 때문에 날씨가 꽤 추웠음에도 큰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었다. 도보 투어도 그렇고 그 이전에 답사를 하면서 한번씩은 다 둘러보며 알아봤던 곳이었지만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실제로 각 코스를 돌면서 검색만으로는 알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첫번째로 우리가 들린 곳은 소양정 비석군이었다. 옛 관리들의 업적이나 공적을 기리는 선정비들을 한 데..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오동철 선생님이 안내하는 역사투어가 춘천 프렌즈 프로그램으로 세 차례 진행이 되었다. 두번째는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게 참여하지 못했고 첫번째와 세번째 역사투어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번 시간에는 첫번째 역사투어의 주요 장소였던 춘천 서면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춘천은 시내의 경우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금방 가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시내를 벗어나게 되면 거리가 상당히 늘어나면서 차가 없으면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관심이 있는 곳이라도 혼자서 가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서면도 시내에서 대교를 건너가야 볼 수 있는 곳이다. 역사투어는 차로 이동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마침 인원도 적당해 이동하는 데에는 별 무리가 없었다. 대교를 건너면서 우리는..
12월 초의 어느 날. 날씨는 무척이나 추웠고 낮에도 바람은 칼같이 매섭게 불어왔다. 그래도 하늘은 파랗게 맑아 기분만은 상쾌했다. 오후 3시, 구도심 투어를 떠나기 위해 우리는 명동의 한 빵집 앞에서 모였다. 안내자 외에 모인 이들이 다 아는 사람들이라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한편으론 반갑기도 했다. 오늘의 안내자는 춘천살이 13년 차의 리카. 춘천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시작으로 구도심 투어는 시작됐다. 춘천이라는 지명에 대한 유래부터 어떻게 도시가 변해왔는지 그는 가져온 파일을 넘겨가며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추운 날씨에도 장갑 하나 끼지 않고 열정적으로 얘기하는 그의 모습에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 이야기들이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