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드골 공항에서의 노숙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두 번의 경험을 통해 공항에서 노숙을 한다면 일단 잠은 거의 제대로 못 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만약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과 파리 샤를드골 공항 중 좀 더 노숙하기 좋은 곳을 꼽자면 샤를드골 공항입니다. 드골 공항은 공간이 넓으면서 머물 수 있는 장소가 많았고, 인구밀도가 마드리드 공항보다 높지 않아 좀 더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날이 밝아왔고, 비행기 출발 3시간 전에 카운터로 가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체크인과 보안검색대는 금방 통과를 했는데 거기서부터 탑승장소로 가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타는 곳이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고, 그곳까지 가는데 걷고 셔틀타고 또 검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습니다. 아주 여유있..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그 길, 심상정도 걸었고 GOD도 걸었던 그 길, '스페인 하숙'의 배경이 되기도 했던 그 길.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입니다. 많은 이들이 완주를 꿈꾸며 버킷리스트로 올려놓기도 한 그 길,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를 이제 시작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포스팅은 다녀온 직후부터 계획을 했습니다만 한쪽 구석의 상자에 한동안 꽁꽁 보관하다가 이제 하나씩 꺼내보려 합니다. 이제부터 시작될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글은 아닙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미지의 길에 대해 꿈꾸고 갈망하는 시간이, 잘 아는 사람에게는 추억과 향수의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느낄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다만 이 길의 이야기가 끝났을 때 누군가의 마..
최근 제주에서 용오름이 발생해 주민 불안이 심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비닐하우스를 통째로 뒤엎어 버릴 정도로 엄청난 위력을 가진 용오름은 아직까지 미리 포착할 시스템이 없어 더욱 불안을 유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반에게는 아직 생소할 수도 있는 용오름이 대체 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용오름 뜻‘용오름’은 바다나 호수 위에서 소용돌이 형태로 물기둥이 하늘로 치솟는 현상을 말합니다. 영어로는 waterspout 라고 부르며, 육지의 토네이도(회오리바람)와 발생 원리가 거의 같습니다. 이름은 마치 용이 하늘로 오르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졌습니다. 용오름 원리용오름은 보통 여름철부터 초가을(6~9월) 사이, 특히 제주 근해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이 시기에는 따뜻한 해수면 위에 차가운 공기가 ..
파리에서의 두번째 아침. 오늘은 산티아고 순례길의 시작점인 생장(정식 이름은 ST-JEAN-PIED-DE-PORT. 보통 줄여서 '생장'이라고 부른다)으로 간다. 기대감에 부풀어서인지 잠을 설친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기분만은 좋았다. 기차를 타기 전까지 아직 여유가 있었다. 전날 기차역까지 가는 동선과 타는 곳을 파악해놓은 덕분이었다. 아침으로 어제와 같은 메뉴가 나왔다. 아주머니는 첫 아침을 먹는 옆의 순례자에게도 어제처럼 빵을 자랑스레 설명하며 내놓았다. 식사를 하며 자연스레 순례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알고 보니 숙소 아주머니도 순례길을 다녀오신 분이었다. 아, 그래서 이렇게 순례자만 받는 숙소를 운영하고 계셨구나!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 산티아고 순례길은 다양한 루트가 있다. 각 루트..
유럽에서의 첫 아침을 맞았다. 눈을 떴을 때 잘 잔 기분이었다. 피곤할 때 바로 잠들어서 그랬을까. 주변의 고요함을 편안하게 느끼면서 몸을 일으켰다. 오늘은 파리에서 하루 머무는 날이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출발점은 파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한국에서 파리로 올 때 도착시간이 늦은 밤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다음날 바로 출발하는 것보다 하루 쉬고 가는 게 낫겠다고 판단을 하여 일정을 그렇게 짠 것이다. 사실 그렇게 계획만 짰을 뿐 파리에 있는 하루 동안 무엇을 할 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둔 게 없었다. 그닥 계획적인 편은 아니어서 여행을 가도 꼭 필요한 것만 정해놓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스타일이랄까. 일단 파리의 아침을 느껴보고 싶었다. 옷을 챙겨입고 조용히 숙소를 나왔다. 아직 하늘은 어스푸..
마드리드에서 머문 숙소는 지금까지 경험한 곳 중에서는 가장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공간이 좁긴 했지만 잠자리가 괜찮았고 체크아웃까지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전에 공항 노숙을 해서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네요. 이날은 마드리드에서 피렌체로 이동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순례길 이후에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이탈리아의 피렌체였습니다. 그래서 이곳만은 귀국 전에 꼭 한번 들리고 싶었고, 산티아고 이후 두번째 여행지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피렌체로 가는 비행편이 오후여서 오전에는 마드리드 시내를 좀 더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전날 노을 풍경이 끝내줬던 공원이 숙소 근처여서 체크아웃 전 잠시 올라가 차분한 아침 공기를 느끼며 산책을 하고 도심으로 나섰습니다. 중간에 먹을 것을 구입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