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순례길 잼유이칸
샤를드골 공항에서의 노숙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두 번의 경험을 통해 공항에서 노숙을 한다면 일단 잠은 거의 제대로 못 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만약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과 파리 샤를드골 공항 중 좀 더 노숙하기 좋은 곳을 꼽자면 샤를드골 공항입니다. 드골 공항은 공간이 넓으면서 머물 수 있는 장소가 많았고, 인구밀도가 마드리드 공항보다 높지 않아 좀 더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날이 밝아왔고, 비행기 출발 3시간 전에 카운터로 가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체크인과 보안검색대는 금방 통과를 했는데 거기서부터 탑승장소로 가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타는 곳이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고, 그곳까지 가는데 걷고 셔틀타고 또 검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습니다. 아주 여유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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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어둠이 짙은 새벽. 피렌체의 숙소를 나와 공항으로 가는 트램을 탔습니다. 이날은 피렌체를 떠나 프랑스 파리로 들어가는 일정이었습니다. 트램은 어둠을 뚫고 피렌체 공항에 내려다 주었습니다. 공항 내부는 아직 6시가 안된 시간이었음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여유가 있기는 했지만 일찌감치 체크인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체크인 하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카운터 직원이 배낭 크기를 문제 삼더니 규격 사이즈가 아니다고 하면서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걸로 문제삼는 경우는 이제껏 없었고, 전에 탈 때도 문제가 없었음을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이 직원이 계속 이걸 가지고 얘기를 하길래 배낭의 방수 커버를 벗기고 부피를 줄여서 보여주니 그제서야 통과를 시켰습니다. 돈을..
피렌체에서 맞는 첫 아침. 드디어 두오모 성당을 보러 가는 날이 밝았습니다. 배낭은 숙소에 맡겨 두고 일찌감치 밖으로 나와 가장 먼저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가운데 두오모 성당의 상징적인 돔의 형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안개가 짙어서 성당은 희미하게 모습을 나타냈지만 그것도 나름의 운치가 있었습니다. 성당 주변에는 구경을 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동양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고, 가본 관광지 중에서는 그 비중이 가장 많은 느낌이어서 인기가 많은 곳임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두오모 성당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를 통해서 였습니다. 꽤 오래 전이었지만 영화의 배경으로 나온 피렌체와 두오모 성당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인상적이..
마드리드에서 머문 숙소는 지금까지 경험한 곳 중에서는 가장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공간이 좁긴 했지만 잠자리가 괜찮았고 체크아웃까지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 전에 공항 노숙을 해서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네요. 이날은 마드리드에서 피렌체로 이동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순례길 이후에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이 이탈리아의 피렌체였습니다. 그래서 이곳만은 귀국 전에 꼭 한번 들리고 싶었고, 산티아고 이후 두번째 여행지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피렌체로 가는 비행편이 오후여서 오전에는 마드리드 시내를 좀 더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전날 노을 풍경이 끝내줬던 공원이 숙소 근처여서 체크아웃 전 잠시 올라가 차분한 아침 공기를 느끼며 산책을 하고 도심으로 나섰습니다. 중간에 먹을 것을 구입하려..
마드리드 공항에서 맞이한 아침.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나니 정신이 몽롱했습니다. 날이 밝으니 공항에는 활기가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움직이면서 꽉 차 있던 자리도 조금씩 비기 시작했습니다. 셔틀을 타고 2터미널로 건너가 좀 쉬려고 했는데 그곳은 여전히 사람들로 차 있었고, 이참에 다른 터미널 구경도 할 겸 가보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은 총 4개의 터미널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4터미널과는 달리 1,2,3 터미널은 붙어 있어 도보로도 이동이 가능합니다. 셔틀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 상황에 따라 걸어가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습니다. 먼저 향한 1터미널은 규모가 큰 곳이었습니다.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붐비고 있었고, 빈 자리는 찾아보기 힘들 뿐더러 돌아다니는 것만으..
산티아고를 떠나 들리기로 한 첫 장소는 마드리드였습니다. 사실 이곳은 들릴지 말지 고민이 많았었는데요. 가본 적은 없었지만 딱히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 곳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교통편을 고려했을 때 마드리드로 가는 게 유리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서 산티아고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이전에 포르투에 갈 때처럼 마드리드 가는 것도 기차를 이용하게 됐습니다. 이번 순례길에 오래 머물렀던 산티아고와는 진짜 작별을 고하고 마드리드행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스페인 내에서 도시 간 이동을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여행수단은 버스, 기차, 비행기 이렇게 크게 3가지입니다. 구간마다 이용가능한 수단이 다르고, 또한 어떤 수단을 이용하느냐에 따라 소요시간과 비용에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
다시 산티아고에 와서 머문 숙소의 다음날. 일찌감치 짐을 싸고 숙소를 나서는 사람과 새벽부터 깨서 왔다갔다하며 음식 냄새를 풍기는 사람 등 다양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분주한 방 분위기에 짐정리를 하고 배낭은 숙소에 맡겨둔 채 밖으로 나왔습니다. 볼 일을 마치고 배낭을 챙겨 몬테 도 고소에 있는 공립 알베르게로 향했습니다. 전날 머문 숙소가 실망스러운 것도 있었고, 이곳은 산티아고에서 조금 떨어져 있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편한 느낌을 주었기에 다시 찾은 것입니다. 이날의 주요 일정은 이후의 교통편을 알아보고 예약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산티아고를 떠날 때가 되었고, 알아보고 있었던 여행지에 대한 교통편을 확정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기도 했습니다. ..
포르투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일찍 일어나 숙소를 나섰습니다. 산티아고행 기차편이 이른 시간이어서 해가 뜨기도 전에 나오게 된 것인데요. 숙소에서 역까지 거리가 꽤 됐지만 도시의 아침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길은 생각보다 춥지 않았고, 부드러운 기운마저 느껴졌습니다. 어둠을 밝히는 불빛이 비추고 있는 강물과 도시를 감상하며 걷다 보니 어느덧 날이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경사가 상당히 높은 길을 올라가며 등산의 기분도 잠시 맛보기도 했습니다. 경사가 끝나니 마치 산 정상에 오른 듯한 기분이 들었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도시의 풍경은 일품이었습니다. 때마침 태양이 떠오르며 하늘에 아름다운 색조를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1시간 여의 시간을 걸어 기차역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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