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춘천 돌담소담
고대했던 청평사 가는 길. 차를 가지고 있는 지인 찬스로 배를 타는 선착장까지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청평사로 가려면 차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버스를 타고 소양댐이 있는 곳까지 간 후 거기서 배를 타고 10분 정도 들어가면 된다. 내려서 찬찬히 걸어가다보면 어느새 청평사를 만날 수 있다. 이날 미세먼지가 점차 덮쳐온다는 예보를 들어 내심 걱정스런 마음이 있었다. 파란 하늘 아래 청평사를 보고 싶은데 뿌연 대기에서 희미하게 보게 된다면 느낌이 반감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쾌청한 날씨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날이 맑은 편이어서 둘러보는 데 큰 지장은 없을 듯 보였다. 소양댐에서 배를 타기 위해 이동하던 중 소양강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 나왔는데, 와우~ 소양강 위로 물안개가 마치 드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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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어느 도시를 가도 '교동'이라는 지명을 심심치 않게 보셨을 겁니다. '교동'은 옛날에 학교에 있던 마을, 즉 '향교'가 있던 마을이었음을 알려주는데요. 이러한 향교가 춘천에도 있습니다. 바로 풍수가 길하다는 봉의산 기슭 남쪽을 향하여 춘천향교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춘천향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홍살문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홍살문은 븕은 화살 문이라는 뜻으로, 주로 왕릉과 같은 묘지나 향교, 서원, 궁궐 및 관아의 정문으로 세워졌습니다. 문이 붉은 이유는 붉은 색이 양기를 띠어 귀신과 액운을 물리친다는 풍속적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고, 상단을 화살로 장식한 것은 잡귀를 화살로 쏴 없애버린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홍살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하마비'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는 것..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오동철 선생님과 함께 하는 두번째 역사 투어. 이번 시간은 춘천 시내를 둘러보는 코스였다. 예전에 시내를 도보투어로 진행했을 때 날씨의 영향도 있었지만 걸어다니는 특성상 먼 곳까지 가기는 힘들었다. 이번 코스도 저번 도보투어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차를 이용해 움직였기 때문에 날씨가 꽤 추웠음에도 큰 어려움 없이 다닐 수 있었다. 도보 투어도 그렇고 그 이전에 답사를 하면서 한번씩은 다 둘러보며 알아봤던 곳이었지만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실제로 각 코스를 돌면서 검색만으로는 알 수 없는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첫번째로 우리가 들린 곳은 소양정 비석군이었다. 옛 관리들의 업적이나 공적을 기리는 선정비들을 한 데..
춘천역사문화연구회 오동철 선생님이 안내하는 역사투어가 춘천 프렌즈 프로그램으로 세 차례 진행이 되었다. 두번째는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쉽게 참여하지 못했고 첫번째와 세번째 역사투어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번 시간에는 첫번째 역사투어의 주요 장소였던 춘천 서면의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춘천은 시내의 경우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금방 가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시내를 벗어나게 되면 거리가 상당히 늘어나면서 차가 없으면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관심이 있는 곳이라도 혼자서 가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서면도 시내에서 대교를 건너가야 볼 수 있는 곳이다. 역사투어는 차로 이동하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마침 인원도 적당해 이동하는 데에는 별 무리가 없었다. 대교를 건너면서 우리는..
12월 초의 어느 날. 날씨는 무척이나 추웠고 낮에도 바람은 칼같이 매섭게 불어왔다. 그래도 하늘은 파랗게 맑아 기분만은 상쾌했다. 오후 3시, 구도심 투어를 떠나기 위해 우리는 명동의 한 빵집 앞에서 모였다. 안내자 외에 모인 이들이 다 아는 사람들이라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한편으론 반갑기도 했다. 오늘의 안내자는 춘천살이 13년 차의 리카. 춘천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시작으로 구도심 투어는 시작됐다. 춘천이라는 지명에 대한 유래부터 어떻게 도시가 변해왔는지 그는 가져온 파일을 넘겨가며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추운 날씨에도 장갑 하나 끼지 않고 열정적으로 얘기하는 그의 모습에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 이야기들이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현..
2019년 12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소양강 스카이워크 앞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살짝 들떠 있었다. 우려와는 달리 하늘은 맑았고 날마저 포근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눈이 내려 땅이 얼까봐 전기자건거 ZET를 타려던 것도 취소하고 걸어서 움직이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진행해도 될 걸 하는 아쉬움을 조금은 담고 시작한 도보투어는 그러나 생각보다 성공적(?!)이었다. 코스의 시작은 근화동 당간지주. 당간지주는 절에서 깃대를 고정시키기 위해 세운 돌기둥을 말하는데, 스카이워크 근처에 이러한 당간지주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당간지주를 보러 들어가는 길이 정원처럼 잘 가꾸어져 있어 예쁘다는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당간지주 옆에 ‘사색의 길’이라는 코스가 만들어져 있는 것을..
춘천역에서 춘천대교 방향으로 호수를 따라가다 보면 자전거길이 끝나는 지점에 길게 펼쳐진 공간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곳이 바로 ‘춘천대첩기념평화공원’입니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국군이 춘천지구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원래 이 자리는 자유 수호의 탑이 세워졌으나 소양2교 확장공사 때 임시 철거하고, 전쟁 50주년을 맞이한 2000년도에 지금과 같은 평화공원을 조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평화공원 내에는 많은 조형물들이 있는데, 특히 군인들의 표정과 자세가 생동감 넘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또한 ‘육이오참전학도병기념탑’과 '무공탑'을 세워 당시 전쟁에 참가하여 전공을 세운 군인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조형물들과 설명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가해 춘천근교에서 크게 활약한 에티오피아군의 전공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입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때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지상군을 한국에 파병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왠지 이런 곳은 딱딱하고 따분할 것 같지만 그건 선입견일 뿐!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면 에티오피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볼거리들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에겐 아픔인 전쟁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나라이지만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는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살펴 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에티오피아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층 다목적실에는 이곳 기념관을 소개하는 영상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10분여 정도의 영상을 보고 기념관을 둘러보면 좀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