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드골 공항에서의 노숙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두 번의 경험을 통해 공항에서 노숙을 한다면 일단 잠은 거의 제대로 못 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만약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과 파리 샤를드골 공항 중 좀 더 노숙하기 좋은 곳을 꼽자면 샤를드골 공항입니다. 드골 공항은 공간이 넓으면서 머물 수 있는 장소가 많았고, 인구밀도가 마드리드 공항보다 높지 않아 좀 더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날이 밝아왔고, 비행기 출발 3시간 전에 카운터로 가서 체크인을 했습니다. 체크인과 보안검색대는 금방 통과를 했는데 거기서부터 탑승장소로 가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타는 곳이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고, 그곳까지 가는데 걷고 셔틀타고 또 검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상당히 소요됐습니다.

 

아주 여유있게 체크인을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통과를 하여 탑승장소에 도착하니 어느덧 보딩시간이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한국으로-돌아가는-비행기를-타는-샤를-드골-공항-탑승-장소입니다

 

그런데 화면에 나타나야 할 비행편이 계속 뜨지가 않아서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타는 장소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기는 했지만 혹시나 해서 직원으로 보이는 이에게 물어보니 자신도 잘 모른다고 답하더군요. 직원이 그런걸 모르는 게 탐탁지는 않았지만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신경을 껐습니다.

 

잠시 후 별 일 없이 탑승이 이루어졌고, 비행기는 곧 이륙하여 파리를 떠났습니다.

 

비행편은 올때와 마찬가지로 중국 샤먼에서 환승을 거쳐 인천으로 가는 여정이었습니다. 샤먼까지 가는 12시간의 긴 비행시간을 통해 오래 비행기를 타는 게 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그 시간을 좀 더 생산적으로 쓰기 위한 방법을 찾다보니 그때부터는 시간이 좀 더 잘 가는 느낌이었습니다.

 

환승시간이 이번엔 길지 않았는데 예상 시간보다 늦게 비행기는 샤먼에 도착했습니다. 게다가 샤먼에서 수속을 밟는 과정에서 직원으로 인해 지연이 되기도 했습니다. 원래 환승 라운지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보내려고 했지만 결국 잠깐 들르는 것으로 만족하고 바로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습니다.

 

이번 비행기에서는 초반에 해프닝이 발생했습니다. 출발을 하고 기내식이 곧 나와서 먹고 있었는데 앞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이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한 움직임을 계속 보였습니다. 편안하게 식사도 못하고 신경이 쓰였는데 승무원과 얘기를 하더니 뒷자리로 이동해서 눕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디가 안 좋아 보이는 건 확실했는데 바로 뒷자리에 누워 있으니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승무원에게 얘기를 해서 다른 자리로 옮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자리를 이동한 후에야 마음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이전 비행에서 워낙 긴 시간이 걸렸기에 샤먼에서 인천까지 가는 3시간 정도는 금방 지나갔습니다. 잠깐 졸다가 일어나보니 어느덧 비행기는 착륙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잠깐의 해프닝은 있었지만 친절한 승무원들과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기분좋은 귀국길이 되었습니다. 긴 비행을 마치고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산티아고 순례길의 여정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여행기는 여기서 막을 내립니다. 앞으로 또다른 여정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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