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춘천 잼유이칸
2020년 5월 27일 수요일 법화사지터 네번째 답사날. 두 달여 만에 다시 찾게 되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전날 비가 내려 아침에는 시원하면서도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법화사지를 올 때마다 늘 날이 좋았던 것 같은데, 이 곳과는 좋은 인연이 있는 걸까. 오랜만이어도 여러번 온 만큼 가는 길이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물이 졸졸졸 흘러내리는 개울을 건너면서 법화사지터로 출발했다. 5월 끝자락의 산에는 초록빛이 여기저기 가득했다. 전에 갈 때는 온전히 형체를 볼 수 있었던 무덤과 비가 이제는 길게 자라난 풀과 잎사귀에 가려져 언뜻언뜻 보였다. 본격적으로 올라가는 길은 신록이 우거졌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초록빛으로 에워싸인 길 주변의 풍경에 푸르름이 절로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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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16일 토요일 세번째 정기 답사의 날. 이날 코스는 곡운구곡이었다. 춘천 사북면 오탄리에서 화천 사내면 용담리에 걸쳐 있는 곡운구곡은 곡운 선생이 화음동을 들어가며 각 승경에 지은 이름이다. 일곡 방화계, 이곡 청옥협, 삼곡 신녀협(여기정, 정녀협, 수은대, 청은대), 사곡 백운담(대박삽, 설운계, 열운대), 오곡 명옥뢰, 육곡 와룡담(용연), 칠곡 명월계, 팔곡 융의연, 구곡 첩석대 이렇게 총 아홉 개의 골짜기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다. 화천으로 이동해 곡운구곡 답사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들린 곳은 제4곡 백운담이었다. 아침까지 비와 와서 그런지 날씨는 흐렸지만 안개가 드문드문 끼어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물가로 내려가는데 바위가 젖어 있어 미끄러웠다. 다들 조심조심 발걸음을 움직..
2020년 5월 13일 수요일 이번 답사는 주말에 비가 와서 평일로 변경이 됐다. 날을 잘 골라서 그런지 이날 날씨는 쾌청했고 하늘도 푸른 빛을 아낌없이 내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살펴볼 사자사지는 강원도에서도 높은 산인 화악산 중턱을 넘어가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집다리골휴양림을 지나 비포장길을 한참 달려 차가 멈춘 곳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자그만 계곡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사지사지 가는 길은 처음부터 급경사였다. 게다가 올라가는 길에는 나무와 풀이 무성하게 자라있어서 계속 헤치며 가야 했다. 시야가 자꾸 가려지고 앞에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조심스러워지니 힘이 평소보다 더 많이 들었다. 힘든 와중에도 자꾸 주변을 둘러보게 됐는데, 그것은 바야흐로 봄의 산이 어디서나..
2020년 5월 2일 토요일 아침부터 흐린 날씨가 이어진 이번 답사는 남산면으로 향했다. 남산면은 옛 강촌역과 백양리역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근대 유적들을 비롯해서 유교와 불교 등과 관련되어 있는 문화 유적들이 산재되어 있었다. 조사는 다음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강촌 철교 > (구)백양리역 > 강촌 출렁다리 > 말골 사지 > 창촌리 삼층석탑 > 추곡리 불상 > 공주묘 > 가정리 암각자 차를 타고 춘천 시내를 벗어나 먼저 옛 강촌역이 있던 장소에 들렀다. 이곳부터 옛 백양리역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봄내길 7코스로도 지정이 되어 있었다. 이 코스는 맥국 전설을 간직한 삼악산을 건너다보면서 경관이 아름다운 북한강변을 따라 강바람을 맞으며 걷는 정취가 일품인 곳이라 설명이 되어 있었다. 걷기뿐만 아니라 자전거로..
2020년 4월 18일 토요일 두번째 정기 답사가 있는 날. 이날 우리가 갈 곳은 사북면에 있는 고탄리라는 마을이었다. 고탄리는 고성리 지역에 포함되는 곳이다. 고성리는 수춘지의 여러 문헌에 나오는데, 이곳이 선돌 그리고 출옹 이주와 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출옹 이주는 청빈한 선비로, 고탄에 머물며 살면서 춘천을 찾은 많은 선비 문인들과 교류하였다고 한다. 솔다원 나눔터라는 곳에서 오늘의 답사 일정은 시작되었다. 이곳은 춘천별빛산골교육센터가 위치해 있는데, 예전에 잠깐 일을 하면서 인연이 닿은 곳이기도 했다. 처음 답사 장소로 가는 도중에 눈에 띄는 경치가 답사객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했다. 어제 비가 오고 난 뒤라 그런지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맑고 화창해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주었다. 첫번째로 ..
2020년 4월 11일 토요일 이번 답사 코스는 삼한골이었다. 삼한골은 한동안 군부대의 훈련장 부지였다가 군부대와의 협약이 종료되어 산림청으로 반환되면서 이후 답사가 가능해진 곳이다. 춘천 최고의 비경을 지닌 계곡으로도 알려진 삼한골 한쪽에는 올 하반기에 국립춘천숲체원이 개관될 예정이어서 한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삼한골 내에 남아있는 삼한사지의 흔적과 기타 유적의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이번 답사는 기획이 되었다. 산 속을 왔다갔다 하는 동선이었기에 예전과의 답사보다는 난이도가 있었다. 낙엽더미에 발이 푹 꺼지기도 하고 바위 사이를 건널 때는 미끄럽기도 해서 왜 등산화가 필요했는지 알 수 있었다. 초입을 벗어나 점점 깊이 들어가면서 삼한골의 면모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었다. 계곡이 이어지면서 들리는 ..
2020년 4월 4일 토요일 이날은 원래 잡혀 있던 법화사지터 답사가 사정상 연기되면서 신북 지역을 답사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히게 됐다. 일정이 오전부터 오후까지 빡빡하게 짜여져 있어 신속한 이동과 조사가 요구되었다. 이날 진행된 답사 일정은 다음과 같다. 1. 우두사지, 우두산성2. 산천리 성황목(소나무, 참나무), 정자3. 잠실4. 발산리 소나무5. 박승환 선생님 댁 방문6. 발산리 소나무, 발산리 사지7. 지내3리 은행나무8. 신헌 묘9. 정자번 정려문10. 성문 월영루(청향각)11. 도정약수(성문약수)12. 유견룡 사당, 성황목, 지내리 은행나무13. 지내리 성황목, 성황당14. 지내리 고인돌(추정)15. 사당16. 박연령 묘 첫번째로 우리가 들린 곳은 우두산이었다. 우두산 올라가는 길 양쪽으로는..
2020년 3월 29일 일요일 법화사지터 세번째 답사가 있는 날이었다. 아침에는 다소 쌀쌀했으니 금방 날이 풀렸다. 청명한 하늘과 따뜻한 햇살은 답사를 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줬다. 오늘 답사에는 터를 조사하는데 필요한 사전 작업을 할 사람들도 함께 해서 이전보다 많은 인원들이 참여했다. 파아란 하늘 아래 법화사지터로 가는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가는 도중에 전에 보지 못했던 꽃들이 피어 있었다. 날이 따뜻해진만큼 산에도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인원이 많아서인지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을 가졌다. 다들 처음 참여하는 사람들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산에 찾아온 화창한 기운을 물씬 즐겼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얼마 가다 길목에 버티고 있는 거대한 사자머리 바위를 보게 되었다. 올때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