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5부제가 실시된 지 한달이 지난 지금, 이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되자 마스크 5부제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더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고요. 제도가 실행된 지 초반만 해도 여전히 구입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물량공급과 수요가 안정화되면서 줄을 서지 않고도 구입을 할 수 있게 되었죠. 개인적으로도 그토록 구하기 힘들었던 마스크를 바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기분이 좋더라고요.


한편, 마스크 물량이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공적 마스크를 대리구매할 수 있는 대상이 지난 6일부터 확대가 되었는데요. 그 대상자의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2002년~2009년 출생자(초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3학년, 기존에는 2010년 이후 출생자만 가능)


> 요양병원 입원환자, 장기요양급여수급자 중 요양시설 입소자, 일반병원 입원환자(이 경우 요양병원 입원환자 또는 요양시설 입소자는 해당 기관 종사자를 통해, 일반병원의 입원환자는 주민등록부상 동거인을 통해 대리구매 가능)



확대된 대상자의 대리구매 시에는 필요한 서류를 모두 갖춰야 하고, 기존와 같이 5부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출생연도에 해당하는 요일에만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또한 4월 15일 총선일에는 출생연도에 관계없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로, 당일 공급량을 평소보다 확대한다고 하네요.


한국은 이제 확진자의 수도 점점 줄어들고 코로나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는 추세이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방심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실내에서나 공공장소에서는 여전히 대부분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한창 코로나로 인한 위기감이 클 때보다는 조금은 여유를 갖게 된 분위기도 느껴지는데요. 이럴 때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가 있습니다. 코로나가 과연 우리에게 백해무익한 존재이기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원래 3월은 황사와 미세먼지가 1년 중 가장 심해지는 시기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번 3월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약간 높아졌던 며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날에 맑은 대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근래 수년간의 추세로 미루어보면 이례적인 일이죠. 이렇게 된 이유는 바로 코로나였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이동과 경제활동이 멈추거나 줄었기 때문이죠.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도 코로나가 심각한 시기에 대기가 깨끗해진 것이 육안상으로나 위성관측으로 드러났고,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곳 중 하나인 인도의 뉴델리에서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파란 하늘과 밤하늘의 별을 확인하며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미세먼지를 바로 인간들이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멸종 위기에 처해 있던 거북이들이 바닷가에 등장했으며 그밖에 세계 곳곳에서 자연환경이 회복되는 신호들이 코로나가 극성을 부리는 이 시기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을 보면서 인간이야말로 지구에게 있어 코로나이고, 이번 코로나 사태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자연의 자정작용이라는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인간의 무분별한 활동을 멈추니 지구가 살아나고 있는 모습을 직면하면서 말이죠. 


코로나는 앞으로 우리 삶의 모습을 많이 바꿀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학교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재택 근무의 일상화 등 일의 형태도 달라질 수 있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진정이 된다고 해도 이렇게 변하기 시작한 삶의 모습들이 기존의 형태로 곧장 되돌아가게 될까요? 4차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어나게 되는 많은 변화들이 코로나로 인해 어쩌면 더욱 빨리 다가오지는 않을까요?



코로나로 인해 많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인류가 분명하게 짚고 가야할 게 있습니다. 그건 바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설정입니다. 지금껏 무분별하게 편리와 쾌락을 쫓는 인간의 경제활동은 자연을 계속해서 파괴해 왔습니다. 그 결과로 기후위기라던지 미세먼지가 나타나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 이미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지금도 전세계적으로 많은 수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이 사태는 분명 비극적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코로나 사태 이후 어떤 선택을 하는 가에 따라 더 큰 비극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코로나가 인간에게 고통과 불행을 가져왔다고만 보고 원래 하던 대로 돌아가기 위해 빨리 끝나기만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인간이 자연성을 회복하고 이기심과 중심성을 내려놓으면서 자연과 다른 생물들과 더불어 공존의 길을 모색할 것인가.


당신은 어떤 길을 선택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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