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순례길 돌담소담
아침 6시가 조금 지난 시각. 잠에서 깨자마자 시간을 확인하고 바로 순례자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밖은 아직 어두웠지만 도시의 불빛이 환히 비추고 있어 가는 길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고요하면서 한적한 아침의 분위기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길이었습니다. 순례자 사무실에 도착을 하니 7시가 조금 넘어 있었습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렇게 첫번째로 순례자 사무실에 와서 대기를 시작했습니다. 조금 있다 여성 한 명이 왔는데, 자세히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동양인으로 보였습니다. 그녀도 식사권을 얻기 위해 일찌감치 줄을 서려고 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후로 사람들이 간간이 오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문을 여는 시간까지 그날 미리 와 있던 사람은 10명이 채 안 되었는데요.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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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늦게 찾아온 산티아고의 첫번째 숙소의 체크아웃은 오전 11시까지였습니다. 산티아고가 보통 순례자들의 최종 목적지이기 때문에 이 곳의 알베르게는 공립을 제외하고 대부분 체크아웃 시간이 여유가 있어 아침에 일찍 나설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날 이른 시간부터 일어나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었고, 덕분에 잠에 깨어 일찍부터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숙소 밖에 나와 보니 전날에 이어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습니다. 근처 마트에 들러 먹을 것을 산 뒤 돌아오는 길에 성당을 한번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오랜만에 산티아고 대성당의 모습을 눈 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순례길을 마친 후 성당을 보았을 때는 탑 기둥의 일부가 공사중이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말끔한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어 좋..
산티아고에서 자고 일어난 아침. 평소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일찌감치 일어나 할 일을 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오전 8시. 머물고 있는 숙소가 11시까지 체크아웃을 하면 되서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이제는 어디를 가야하는 게 아니라서 천천히 여유를 즐기다 근처 마트에 가서 아침을 사와 숙소에서 먹고 나왔다. 먼저 가본 곳은 대성당. 어제와 달리 맑고 쾌청한 날씨 속에 대성당을 보니 느낌이 사뭇 달랐다. 이른 시간이라 대성당 주위는 한가했다. 그 한가로움을 즐기며 주변을 잠시 서성거렸다. 공사 중인 대성당의 모습이 조금은 아쉬움을 줬지만 파아란 하늘 아래 보이는 웅장한 자태에 감탄을 숨길 수는 없었다. 사진이 곧 예술이 되는 마법! 자유로이 돌아다니기에 배낭이 짐이 될 것 같아 머무르던 숙소에 맡..
산티아고로 가는 날이 밝았다. 이른 시간부터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산티아고를 앞두고 들뜬 기색들이 역력했다. 산티아고까지 가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지는 않았지만 순례길의 끝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기분이 남달랐다. 마을을 나와 처음 마주친 것은 숲길이였다. 눈 앞에 보이는 숲은 캄캄했다. 아침부터 안개가 끼어서 더욱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애초에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빛이 들어올 공간이 별로 없어 보였다.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은 마치 미지의 세계를 향해 가는 듯 했다. 중간중간 숲이 갈라지는 구간에서도 짙은 안개로 인해 눈 앞의 거리만 볼 수 있었다. 주변의 풍경을 선명하게 볼 수는 없었지만 안개에 휩싸인 숲의 모습이 신비롭기도 하고 나름의 운치를 즐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