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해시계 '일영원구'가 국내에 첫 공개가 되었습니다. 8월 18일 오전 문화재청은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경매를 통해 환수된 일영원구를 소개했습니다.
일영원구(日影圓球)는 동과 철 재질로 된 휴대용 해시계로, 아직까지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희귀 유물입니다. 어떻게 국외로 반출되었는지 알려진 바가 없으나 당초 소장가가 일본에 주둔하던 미군장교였는데, 그가 사망한 이후 유족으로부터 이 유물을 입수한 개인 소장가가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영원구의 크기는 높이 23.8㎝, 구체 지름 11.2㎝입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구형의 휴대용 해시계라는 것, 전통 과학기술을 계승 발전시킨 작품이라는 것, 명문과 낙관을 통해 제작자와 제작 시기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 등을 통해 가치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반구 형태로 태양의 그림자를 통해 시계를 확인하는 영침이 고정되어 있어 오로지 한 지역에서만 시간을 측정할 수 있었던 조선시대의 일반적인 해시계 ‘앙부일구’와는 다르게 일영원구는 둥근 공 모양 형태로 두 개의 반구가 맞물려 각종 장치를 조정한다고 하는데요. 이를 통해 일영원구가 어느 지역에서나 시간을 측정할 수 있도록 제작된 것이고, 당시 과학기술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문화재청은 일영원구에 대해 조선의 과학기술을 계승하면서 한편으로 외국과의 교류가 증가하던 상황 속에서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이 고안된 유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또한 원구에 새겨진 선과 명문의 정확한 용도, 구체적인 작동 원리 등 새로운 유물사, 과학사적인 내용들은 향후 추가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밝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휴대용 해시계 일영원구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에 추가되어 8월 19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