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라는 말을 우린 흔히 쓴다. '운명적인 만남' 같이 운명을 필연적이고 당위적인 의미로 쓰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단어의 의미를 풀어보면 이렇다.


운명(運命): 명(命)을 운전하다(運)


즉, 타고난 자신의 명을 스스로 이끌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운명이란 본래 정해져 있거나 숙명론적인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운명을 이끌 생각은 하지 않고 팔자타령만 하며 아무것도 행하지 않는다면 운명론은 곧 숙명론이 되고 만다. 아무리 사주팔자를 많이 보고 잘 알게 된다고 해도 거기서 더 나아가지 않는다면 본인의 팔자대로 살 뿐이다. 그것을 받아들이면 그나마 낫지만 거기에 대고 불평불만을 늘어놓기 시작하면 스스로만 괴롭게 할 뿐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이하 '나운설')'는 이러한 '운명'을 각자가 어떻게 인식하고 이끌어나갈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다시 말하면,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풀어주는 책이다. 



이번에 두번째로 읽게 된 '나운설'은 처음 읽었을 때와 느낌이 달랐다. 명리에 대한 기초가 없던 시기에 보았을 때는 내용이 와 닿아도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명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난 상태에서 보니 각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와 함께 사주명리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을 다시 정립할 수 있었다. 


사주명리를 배우고 공부하면서 어느 시점이 되니, 합과 충이라던지 신살이나 십이운성 같은 부분을 어떻게 잘 적용하고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 매달렸던 측면이 있었다. 물론 사주풀이를 하는데 중요하게 다뤄지는 내용들이다. 하지만 거기에 집중하다보니 왜 사주명리를 공부하고 그것을 풀이하는 지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의식을 놓쳤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계속 사주를 기술적으로 풀이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나운설'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해 환기를 시켜주면서 사주명리를 대하는 자세를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한편, 사주명리를 공부하다보면 용신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용신은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거나 약하게 타고난 기운을 찾고 그것을 훈련하여 쓰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내 안의 기운을 조화롭게 순환시키는 것. 이것이 용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이전에 용신을 찾을 때는 기술적으로 접근하여 어떻게 해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가에 초점을 뒀다. 하지만 이번에 '나운설'을 통해 용신의 내용을 접하면서 내게 가장 필요한 기운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도 필요하지만 용신을 찾고 익히기 위해 어떠한 마음가짐과 행동이 필요한 지를 알게 된 게 큰 수확이었다. 


이미 알고 있었거나 필요성은 느꼈지만 모른척 하거나 혹은 잘 변하려 하지 않았던 부분을 콕 집어줬다고나 할까. 이 부분은 누구나 실천하면 좋을 내용이고 지금도 잘 하고 있다면 더욱 갈고 닦으면 좋을 것이기에 여기에 공유해본다.


1. 몸을 쓴다

2. 재물과 능력을 쓴다

3. (감정, 자의식, 신념, 명분 등으로 이루어진) 마음을 비운다





무엇보다 이번에 '나운설'을 접하면서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인생역정도 일상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보통 운명하면 거창한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운명을 바꾸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일상의 리듬부터 바꿔야한다는 것!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 변화의 필요성이 느껴지는가? 그럼 먼저 자신의 일상부터 점검하고 어떻게 삶의 리듬을 만들어갈지 고민해보자. 스스로 운명의 지도를 밝혀 자기 운명의 지휘자가 되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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