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순례길 잼유이칸
누워 있는 침대로 밤새 밝은 가로등 빛이 정면으로 비췄다. 눈을 감아도 그 빛이 눈 속으로 들어와 환한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사모스의 숙소는 추웠다. 양말을 신어도 발이 시려웠고, 침낭 밑부분을 열어두면 찬바람이 온몸으로 술술 들어와 감기 걸리기 십상일 것 같아 침낭을 꼭 잠그고 잤다. 그러다보니 다리를 쭉 필 수 없어 답답했다. 눈부심과 추위, 몸의 불편함이 합해져 계속 뒤척이는 잠자리가 이어졌다. 잠을 얼마나 잤는지도 모르게 자고깨고를 반복했고, 결국 새벽에 일어나고 말았다. 더 자려고 하다 가만히 누워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생각이 정리되는 게 있었다. 잠을 못 자 깬 것이 이렇게 된 것을 보면 전화위복이라 해야 하나. 숙소를 나와 출발하려고 할 때 밖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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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순례길 중 가장 편안한 잠자리를 가졌다. 호텔 부럽지 않은. 역시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이 최고인 것 같다. 덕분에 컨디션도 굿! 폰프리아에서 잘자고 일어나 준비를 하다보니 비교적 이른 출발을 하게 됐다. 아직 해 뜨기 전이었고, 주변의 모습도 이제 막 형체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다. 마을을 벗어날 때쯤 날이 밝아지기 시작했고 어제에 이어 높은 지대에서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나아갔다. 오늘은 내리막이 계속 되는 길이었다. 그래서 조금은 가벼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니 내리막을 계속 걸어서 다리에 무리가 갔을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추위도 있었다. 옷을 다 입었는데도 추위를 느낀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고산지대라 보니 확실히 기온이 낮은 느낌을 받았다. 첫 마을을 지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