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순례길 잼유이칸
이날부터 유럽에 서머타임이 해제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일출과 일몰 시간이 모두 1시간씩 당겨졌는데요. 예전에 순례길을 걸을 때도 시간이 갑자기 바뀌어서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서머타임의 영향으로 그런 것임을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서머타임은 일광 절약 시간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여름 시기에 표준시를 본래 시간보다 한 시간 앞당겨서 사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해가 일찍 뜨는 여름철에 태양 에너지를 좀 더 활용하는 차원에서 도입이 되었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 활동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대략 4월부터 10월까지 기간에 서머타임이 적용된다고 보면 됩니다. 8시 전인데도 이전과 다르게 날이 밝아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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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코골이 소리에 깨보니 새벽 3시. 피곤함이 물밀듯이 느껴졌지만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근처에 자는 다른 사람도 코골이도 합세해 방은 코골이 소리와 진동으로 가득 찼다. 귀마개를 했는데도 소용이 없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나뿐만 아니라 그 방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잠을 설쳤다는... 알베르게에서의 잠자리는 순례자들에게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이기에 비용은 꽤나 저렴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도미토리에서 함께 자기 때문에 잠의 질이 보장되지 않는다. 이번처럼 주위에 코콜이를 크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날 잠자리는 괴로워진다. 잠을 제대로 못자면 다음날 길을 걷는 데도 지장을 준다. 잠을 잘잤는지 여부가 몸과 마음의 컨디션을 크게 좌우한다. 비몽사몽 새벽..
일찌감치 일어나 준비는 했는데 나갈 때 시간을 보니 8시가 다 되었다. 이것저것 챙기고 발 구석구석에 바셀린도 꼼꼼히 바르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나 보다. 제일 먼저 일어났는데 나간 것은 거의 마지막이었다. 밖은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였으니 아마 그 전에 준비를 마쳤어도 비슷하게 나갔을 것이다. 어슴푸레한 풍경의 순례길에는 이미 많은 행렬이 이어져 있었다. 매번의 모습이 다른 것도 순례길을 걷는 재미 중 하나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그런지 뒤에서 들려오는 시끄러운 소리에 길을 걷는 데 불편함이 느껴졌다. 길을 온전하게 느끼는 데 방해가 된 느낌이랄까. 이럴 때는 방법이 있다. 의도적으로 천천히 걷는 것이다. 저렇게 얘기하며 걷는 사람들은 보통 빨리 걸어간다. 얘기하는 데 정신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