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새로운 생활을 한 지 22일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즐겁고 재밌게 살 수 있을지 궁리를 하고 있다. 생각만 한다고 갑자기 뭐가 뿅 하고 생기는 것은 아님은 알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하고 어떻게 움직여야 할 것인가? 일단 하루에 한 번은 일기를 쓰기로 했다.

실습을 하는데 또 불편한 감정을 일으키는 일이 발생했다. 실습은 조를 이루어서 진행을 한다. 그런데 조원 중 한 명이 전부터 나에게 불쾌함을 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나한테 말할 게 아닌데 자꾸 주제넘는 말을 생각없이 해대서 이미 두번이나 그것에 대해 얘기를 했다. 두번째 말할 때는 상대가 오히려 성질을 내며 얘기를
하기도 했다. 그에 대한 불편함이 계속 남아서 따로 불러 얘기를 꺼내니 상대도 내가 한 어떤 행위에 대해 불편함을 가진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내가 수긍이 되는 부분이 대해서는 사과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불편함을 느껴 얘기를 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그런 모습이 좋게 보이지 않았다. 그때 그가 했던 표현과 태도를 봤을때 상당히 불쾌하고 짜증이 나기도 했는데 그게 그 사람의 수준이라는 것을 알았고 본인의 자의식 과잉과 피해의식으로 인해 그정도 행태를 보인 거라는 것을 알게 되니 더이상 어떻게 더 해봐야겠다는 미련은 사라졌다. 그가 이제 나에게 얘기를 안한다고 하길래 이제 불편한 일은 안 일어나겠다 생각했는데 오늘 이번에는 행동으로 또 불쾌한 짓을 한 것이다. 조별로 실습를 하고 있었고 나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그녀석이 아무말도 없이 부품 하나를 나에게 건네는게 아닌가. 내가 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마치 나보러 하라고 하는 듯이. 그 순간 불쾌한 감정이 팍 치솟는게 느껴졌는데 안타깝게도 바로 얘기를 하지 못했다. 감정은 분명 느꼈는데 그 순간 속으로만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바로 표출하지 못한 것이다. 그럴때 넘기지 말고 바로 표현하자고 매번 다짐을 했는데도 말이다. 갑작스럽게 그런 상황이 벌어지니 감정만 느낀채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그리고 내가 평소에 불편함을 느끼면 바로 얘기하자고 되뇌어도 막상 갑작스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바로 표출을 잘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예전 같으면 계속 불편함을 느낀 그것을 나중에라도 표현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두번이나 얘기를 하기도 했고 시간이 이미 지난 상태에서 상대를 불러내 다시 얘기를 꺼내는게 내키지 않았다. 이런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얘기를 해야 상대한테도 제대로 상황을 인지시키면서 말을 할 수 있고 내 표현도 확실히 할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고 꺼내면 그 효과가 떨어짐을 느낀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지난 것에 연연해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타이밍 놓친 것에 대해 그냥 놔버리기로 한 것이다. 대신 추후 한번만 더 그렇게 말이든 행동이든 나에게 불쾌함을 일으키는 행위를 상대가 하면 그때는 바로 표현을 해서 불편함이 남지 않게 바로 해소를 할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정확히 알았으니 이젠 망설이거나 가만히 있지 않고 바로 표출을 해서 풀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행동패턴을 나의
기본값으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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