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번째 미세먼지 솔루션 포럼이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주제는 '미세먼지 정책, 에너지와 대기오염' 이었습니다. 요즘 신재생에너지가 많이 언급되고 있고 정부에서도 2030년까지 에너지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까지 늘린다고 발표한 만큼 에너지 정책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 시기에 어떤 이야기들이 오갈지 궁금했습니다. 


이번 포럼의 주제발표 연사로는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채여라 박사와 이화여자대학교 환경공학과 여민주 박사 그리고 미세먼지 사업단의 배귀남 단장이 참여하였고, 종합토론에는 운기돈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대표, 전병열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정창훈 경인여자대학교 교수, 마영일 울산발전연구원이 패널로 참여하였습니다.



주제발표가 있기 전에 청중과의 질의응답시간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미세먼지 농도가 계속해서 높은 상태로 지속되어 서울시 차원의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후경유차 운행을 제한하여 어길시 과태료를 물게 하고 차량2부제를 실시하는 등의 조치들이 취해졌는데 이러한 조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왜 꼭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 후에야 이런 사후조치들이 이루어지는지 이해하기가 어렵고 평소에 이러한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해나간다면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할 수 있지 않느냐는 얘기였습니다. 


이에 대해 답변을 맡은 배귀남 단장은 그 부분에 대해 동의하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을 둘러싸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미세먼지 발생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한쪽만 불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이면 법적인 책임으로 돌아올 수도 있고 앞으로 이런 토론들을 통해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뤄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 문제해결을 위해 갈 길이 멀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주제발표 시간에는 공편익(co-benefit)이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공편익이란 '전체적인 사회복지에 대한 순효과와는 상관없이, 하나의 목표를 가진 정책 혹은 방안이 다른 목표에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말합니다.


환경문제에 있어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기후변화가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의 해결책이 일치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조치가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이산화탄소량을 늘리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미세먼지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기후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공편익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주목할만한 얘기로는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에 동북아시아의 나라들이 각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우리가 흔히 그 주범으로 인식하고 있는 중국 외에 북한이나 몽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북한 같은 경우에는 남한에 비해 에너지사용량이 4%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전체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은 비슷한 수준이고 지리적으로도 가장 근접해있기 때문에 겨울철 같은 경우 상당량의 대기오염물질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몽골은 수도 울란바토르를 중심으로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뤄가고 있는데 이에 따른 대기오염이 굉장히 심각한 상태라고 합니다. 울란바토르 같은 경우 PM10의 농도가 1000이 넘어갈 때가 많고 심할 경우 2000까지도 다다른다고 하니 굉장히 심각한 상태인 것을 알 수 있고 이러한 대기오염물질이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중국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다른 국가들의 대기오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주제발표에 이어진 토론시간에 다뤄진 이야기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사용이 줄어드는게 필수적인데 에너지 소비변화를 위해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등의 세재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정책이 변화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의 에너지 소비수준이 굉장히 높은 편이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 하에 에너지 절약이 필요하고 그래야 에너지 산업의 변화속도도 빨라질 것이란 얘기가 있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이야기도 또 나왔는데요. 남북의 평화무드가 조성되고 경제협력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북한의 경제발전은 빠르게 이루어질텐데, 북한이 현재 매장되어있는 석탄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그로 인한 환경오염피해를 우리가 고스란히 받게 될 것이므로 북한의 경제발전에 따른 에너지 소비에 있어 석탄 대신 재생에너지의 사용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고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다는 것은 잘 살고 싶고 편리한 생활을 누리고 싶다는 욕망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기를 원하지만 그것을 위해서는 욕망의 적절한 조절과 더불어 잘 산다는 것의 기준이 변화되어야 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포럼을 통해 미세먼지문제가 빠른 해결속도를 보지 못하는 것이 에너지 사용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많이 다르고 이를 합의하는 게 쉽지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앞으로도 미세먼지를 둘러싼 충분한 토론과 합의가 지속되어 더 나은 환경속에서 살 수 있기를 희망해보며 포럼의 이야기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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