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방을 쓰던 다른 이의 기침 소리에 잠을 깨며 포르투의 두번째 아침을 맞았습니다. 전날 아침 일찍 나갔다가 꽤나 추웠던 것을 기억하고 이날은 숙소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다가 체크아웃 시간이 가까워질 때쯤 배낭을 맡겨두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이날 머물 숙소였습니다. 미리 알아본 곳 중 강 근처에 호스텔이 하나 있었고, 숙소 위치와 상태를 먼저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도착해보니 호스트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숙소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것을 들으면서 머물러도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금만 나가면 강이 흐르고 있는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숙소를 알아보고 간 곳은 전날 오픈 시간이 끝나 보지 못했던 공원이었습니다. 구글 지도상에는 수정궁 공원이라고 나와 있는 있는 곳인데요. 안을 들어가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아 이날 다시 들린 것입니다. 밖에서 잠깐 본 것과 달리 안으로 들어가보니 공원 내부는 상당히 넓었습니다. 곳곳에 정원들이 잘 가꾸어져 있었고 여러 갈래로 나 있는 길들이 주변의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조금 위쪽으로 올라가보니 포르투 시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뷰 포인트를 발견했습니다. 마침 날씨도 화창해서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포르투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어제 밖에서 잠깐 들여다본 것으로 지나쳤으면 정말 아쉬웠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요. 포르투의 곳곳을 다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서 본 전망이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포르투에 간다면 이곳 수정궁 공원에 와 볼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수정궁-공원에서-바라본-포르투-시내입니다

 

이곳에서는 평소에 보기 힘든 공작새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한 마리는 누군가가 주는 음식을 넙죽 잘 받아먹기도 했습니다. 사람을 피하지도 않고 먹을 것을 준 사람을 쫄래쫄래 따라다니는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공원에서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전날 머문 숙소로 가서 배낭을 챙기고 미리 봐두었던 호스텔로 이동했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들어간 방에는 외국인 한 명이 미리 와 있었는데요. 얼마 후 그가 숙소 바닥에 매트 같은 것을 깔고 절을 하며 중얼중얼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자신이 믿는 종교에서 하는 의식처럼 보였는데, 이런 호스텔에서 그런 장면을 본 것도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와 강을 따라 주변 산책을 했습니다. 바다로 연결이 되는 강은 햇빛을 머금어 빛나고 있었고, 그 강 근처에는 차들과 함께 트램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직접 타 보지는 않았지만 도시를 가로지르는 트램을 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를 낭만이 느껴졌습니다.

 

포르투의-트램입니다

 

근처에 큰 마트가 있어 그곳에 들러 먹을 것을 사고 나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보이는 두 명의 여성이 들어와 한참을 큰 소리로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호스텔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올 지 모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불편함을 겪는 경우도 종종 생기는데 이때가 바로 그랬습니다. 거기에 계속 있으면 먹는 게 소화가 잘 안될 것 같아 식사를 대강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밖은 어둠이 깔려 있었고, 나온 김에 주변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도시의 밝은 불빛을 따라 가보지 않았던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포르투의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되려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포르투-시내의-야경입니다

 

그렇게 야경을 마음껏 즐기다가 숙소로 돌아왔고, 다음날 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포르투가 아름다운 도시이기는 했지만 오래 머물 만한 느낌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이틀간 돌아본 것으로도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어디로 갈까 모색을 하다 일단 다시 산티아고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하여 포르투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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