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눈을 뜨며 포르투에서의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예상보다 일찍 깼지만 그로 인해 할 일도 여유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방에는 아직 사람들이 자고 있었고, 이른 시간이지만 어제 제대로 보지 못한 포르투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오전 7시가 조금 지난 시각. 날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고, 포르투의 아침은 꽤 추웠습니다. 이곳이 도시임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출근하는 것으로 보이는 현지인들이 많았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간간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겨 처음에 들린 곳은 상벤투역이었습니다.

 

 

 

전날 머문 숙소가 시내에 있어서 주요 관광지가 걸어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요. 첫번째로 들린 상벤투역은 포르투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라고 들었기 때문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역 규모가 크고 영상에서 보던 대로 파란색 아줄레주 타일로 이루어진 그림 벽화가 곳곳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의 영향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분명 볼 만은 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포르투의-상벤투역입니다

 

오히려 여기서 인상이 깊었던 것은 역사 안의 기차 타는 플랫폼이었습니다. 터널과 외부가 보이는 커다란 공간의 모습이 마치 컴퓨터 배경화면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상벤투역-기차-플랫폼입니다

 

역을 감상하고 들린 곳은 렐루 서점이었습니다. 이곳도 역시 포르투에 오면 꼭 가볼 곳으로 추천하는 곳인데요. 해리포터를 쓴 작가 조앤 롤링이 영감을 받은 곳으로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때는 이른 시간이어서 문은 닫혀 있었기 때문에 잠시 외부만 살펴보고 이동했지만 나중에 들렀을 때 사람들이 줄 지어서 있는 것을 보며 유명세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오래 돌아다니기에는 날이 추워서 가까운 곳만 살펴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거실에 나와 식사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체크아웃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어 방에서 몸을 녹이며 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청소하는 아줌마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더니 별 말도 없이 시트를 걷으며 정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체크아웃까지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그렇게 안에서 쉬고 있는 사람 고려도 안하고 청소를 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지 않았고, 더는 머물고 싶지 않아 그렇게 숙소를 나왔습니다. 괜찮았던 숙소에 대한 인상이 그러한 모습으로 인해 확 나빠지게 되는 것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본격적으로 포르투 시내를 구경하려고 해서 무거운 배낭을 다음 숙소에 미리 맡겨두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숙소는 아직 체크인 시간 전이었지만 배낭을 맡겨둘 수 있어서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둘러보기 시작한 포르투는 생각보다 큰 도시였고, 관광객들을 포함해 유동 인구가 많아 활기찬 분위기를 띠고 있었습니다. 바다와 연결이 되어 있는 강도 볼 수 있었는데 낮의 모습도 괜찮았지만 밤에 보면 더 예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포르투의-강-풍경입니다

 

발닿는 데로 여기저기 구경을 하다가 마트에 들러 먹을 것을 사서 숙소에 돌아와 배불리 먹고 휴식을 취하다가 밤이 되자 산책 겸 다시 나오게 됐습니다. 바다를 한번 보고 싶어 내려갔다가 도중에 전망대를 발견했고,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포르투의 야경은 꽤나 낭만적이었습니다.

 

그곳만 보고 가기에는 아쉬워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공원이 생각나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곳이었고, 이미 문을 닫은 상태여서 문 틈으로나마 잠깐 안을 살펴보다 숙소로 이동을 했습니다. 도시가 크다 보니 돌아가는 길목을 헤매기도 했는데요. 방향을 잘 확인하며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이날 머문 숙소는 포르투의 공립 알베르게였습니다. 포르투의 경우 산티아고 순례길 루트 중 하나인 포르투갈 길의 거점이 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포르투갈 길은 바다를 끼고 있어서 인기가 있는 코스이기도 한데요. 그런 만큼 도중에 있는 마을마다 순례자들을 위한 알베르게도 존재하면서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숙소에 머물게 된 방은 사람이 별로 없어 한적했고, 난방이 작동되지 않아 꽤나 쌀쌀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같이 머물렀던 사람은 계속 기침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데서 자칫 보온에 신경쓰지 않으면 감기에 걸릴 수도 있음을 알기에 옷을 잘 챙겨입고 잠자리에 들며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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