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체크아웃 시간이 넉넉해서 여유 있게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숙소를 나와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다음 목적지인 산티아고까지는 레온에서 기차를 타고 갈 예정이었는데, 기차역 위치도 미리 파악해두고 역에서 발권을 하면 비용이 얼마나 나오는지 궁금했습니다.

 

자동발매기가 있어서 그걸 이용하려고 했지만 하필 그때 기계가 수리중이어서 결국 이용을 하지 못하고 역을 나왔습니다. 밖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이날 머물 숙소로 갔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가보니 시설은 괜찮아 보였는데 창문 밖으로 외부 풍경을 볼 수 없는 구조라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중충한 날씨에 기분도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고, 혹시 나중을 대비해 짐을 풀지는 않고 배낭을 그대로 놔두기만 한 뒤 다음 일정에 대해 생각을 했습니다. 휴대폰으로 기차표를 살펴보다가 일단 다음날 산티아고로 넘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예매를 하기 전에 인터넷과 현장의 비용의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알고 싶어 다시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자동발매기는 여전히 뭔가 문제가 있는지 작동하지 않았고, 역무원에게 가서 기차표 가격을 물었더니 인터넷으로 예매하는 것보다 5유로 정도 비싼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정도면 인터넷으로 표를 끊는 게 수수료를 감안해도 비용이 적게 나왔기 때문에 숙소로 돌아와 인터넷 예매를 했습니다.

 

레온-기차역입니다

 

그런데 이때 실수를 한 게 있었습니다. 예매를 할 때 해외원화결제를 한 것이었는데요. 결제를 할 때 현지통화와 원화통화 중 선택을 하게 되어 있었는데, 별 생각없이 원화가 익숙해서 선택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원화로 결제하면 여러 수수료가 붙는다는 것을 하고 나서 알게 된 것입니다.

 

해외에서 카드를 이용할 때 해외원화결제서비스(DCC)가 적용이 되어 있으면 해외에서도 원화로 결제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원화로 결제를 하게 되면 원화결제 수수료에 환전수수료까지 추가로 붙기 때문에 현지 통화로 결제를 하는 게 비용면에서 유리합니다. 잘 모르고 해외에서 원화결제를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해외원화결제 차단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다행히 기차표 예매 비용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아 수수료가 붙어도 큰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속이 좀 쓰린 건 어쩔 수 없었는데요. 이번 경험을 배움으로 삼아 이후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표 예매를 하고 나서 이날은 괜찮은 바에서 식사를 해보고 싶어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레온 대성당 주변으로 괜찮은 바들이 모여 있다는 얘기를 듣기도 해서 그쪽을 둘러보았지만 문을 닫은 데가 많아 결국 구경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비가 계속 내려서 근처 쇼핑몰에 들어갔는데 지하에 마트가 있었고 그곳에서 먹을 것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평소처럼 먹을 것을 사와 숙소에서 먹긴 했지만 배고파서 그랬는지 맛있고 배불리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도중에 데우려던 음식을 흘렸는데, 잠시 망설이다 그냥 물로 쓱쓱 씻고 먹기도 했는데요. 아까워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계속 여행하다보니 위생 관념이 좀 완화가 된 건가 싶기도 했네요.

 

식사를 잘 마치고 방으로 올라가 샤워를 했습니다. 샤워부스는 하나였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없었기에 편하게 씻을 수 있었는데요. 씻고 나오니 새롭게 입실한 사람들이 보였고, 그들과 씻는 게 겹치지 않아 타이밍이 좋았다며 내심 기분이 좋기도 했습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면서 돌아다니는 게 수월치는 않았지만 기분 좋게 샤워를 한 것만으로도 괜찮았던 하루였습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