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항목에 본인이 해당되는 지를 한번 체크해보자.


 슬프거나 공허하거나 항상 짜증이 난 상태 등 우울한 기분

□ 모든 또는 거의 모든 활동에 흥미나 즐거움 감소

□ 상당한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 식욕의 감퇴 또는 상승

□ 불면증 또는 수면욕구 증가

□ 다른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로 초조해하거나 느려진 행동

□ 피로 혹은 기력 상실

□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라는 느낌,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죄의식

□ 생각하거나 집중하거나 결정 내리기가 어려움

□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이 반복됨


위 증상 중 다섯 가지 이상을 2주 동안 거의 매일 겪었다면 주요우울장애일 가능성이 있고, 다섯 가지 이하에 해당한다면 경미한 우울을 느낀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위의 항목은 모두 우울증의 증세로 볼 수 있다. 


'우울증'. 듣기만 해도 기분이 처지는 이 감정은 나와는 무관한 것이 아님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이 감정은 상태가 심각할 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었다. 기분이 다운되어서 거기서 잘 벗어나오지 못할 때, 무기력한 상태로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집중이 안 되고 불안하고 외롭다고 느껴질 때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울증의 상태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런데 우울증에 빠져있는 게 심각한 문제가 되는 건 단순히 기분을 저조하게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울증을 아주 안정된 상태로 보기도 한다.


'우울할 땐 뇌과학'은 제목 그대로 우울할 때 빠져나오는 방법을 뇌과학의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다. 우울증의 늪으로 빠져버리는 하강나선을 그리는 것도, 우울증에서 벗어나 상승나선을 타는 것도 보통 호르몬이라 부르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이 잘 분비가 되고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달려있다. 가령 행복호르몬이라고 알려진 '세로토닌'을 보자. 이 신경전달물질이 잘 분비가 되면 의지력과 활동 의욕이 높아지면서 기분을 향상시키게 될 것이고 잘 분비가 되지 않는다면 반대의 양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 외에 다양한 신경전달물질들이 우리의 뇌에서 작용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물질들이 어떤 작용을 하고 어떻게 발생시키는 지를 알면 우울증에 잠깐 빠졌다 하더라도 쉽게 벗어날 수 있다. 그 방법은 햇볕을 쬐는 것처럼 간단한 것부터 수술로 뇌를 자극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증세와 상황에 따라 본인에게 필요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생각을 담당하는 전전두피질과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 사이의 의사소통이 잘못된 결과 나타난다. 즉 각각의 기관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이의 연결이 문제가 생길 때 발생하는 증상인 것이다. 사람 간에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갈등이 발생하며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닌가.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연결과 소통이 핵심인 것이다. 다행인 것은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도 우울증에서 빠져나와 더 행복한 상태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대체로 어려운 것들이 아니었다. 생각을 바꾸거나 간단한 행동만으로도 해결되는 것이 많다.


- 일단 뭐라도 결정하라. 확실성이 아니라 가능성이 불안과 걱정을 촉발하게 된다.

-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라.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고 느끼면 불안과 걱정, 심지어 통증까지 감소한다.

- 심호흡은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 웬만하면 만족하라. 걱정은 흔히 완벽한 선택을 하거나 모든 것을 극대화하고 싶을 때 촉발된다.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행복해하면 된다.

- 재앙적 사고를 피하라. 불안은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함으로써 악화된다.

-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라.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불안과 걱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아차려라. 판단하지 않는 알아차림, 즉 상황이 기대한 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단지 그 상황을 알아차리기만 하는 것이다(명상의 원리이기도 하다).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우울증의 하강나선에서 벗어나 상승나선을 타는 주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다.


1. 운동하기


운동은 따로 얘기를 안해도 하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생각으로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 기분에 따라 한두번 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 한 주에 몇번이라도 정해서 꾸준하게 하는 게 좋다. 힘든 운동을 할 필요는 없다. 가볍게 산책하는 것부터 시작해도 좋다. 운동은 상승나선을 타게 해주는 다른 방법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선순환을 만들어준다.


2. 최선의 결정이 아닌 괜찮은 결정


결정을 할 때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면 그건 각각의 선택에 어떤 결점이 따를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면 시작도 못해보고 마는 수가 있다. 그러한 행동 자체가 우울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최선의 결정이라고 생각한 것이 최선의 결과를 보장할 지는 사실 알 수가 없다. 따라서 고민만 하면서 최선의 결정을 찾기보다 괜찮은 결정을 하고 시작하는 게 낫다. 그리고 결심을 했으면 행동으로 옮긴다. 행동하지 않은 결심은 생각에 지나지 않으니까.


3. 수면


수면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질 좋은 수면을 취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질 좋은 수면을 위해선 좋은 수면 위생이 필요하다. 수면 위생은 잠자기 전에 하는 행동과 환경 또는 잠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는 행동과 환경을 포괄하는 것으로, 잠잘 시간에 하는 습관적 반복 행동 또는 그런 반복 행동이 전혀 없는 것, 침실의 소음 수준이나 조명 수준,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 하루 종일 받은 빛의 양과 운동량이 포함된다. 또한 수면 위생은 삶의 단계에 따라 바뀌어야 하므로 먼저 자신의 수면 습관을 살펴보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필요하다.


4. 습관


습관은 반복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좋은 습관보다 나쁜 습관이 금방 생기는 것은 나쁜 습관을 형성하는 활동이 더 많은 도파민을 분비시키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습관을 강화시키는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좋은 습관을 만들기에 앞서 일단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먼저다.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환경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해 환경을 바꾸는 것도 좋다. 기운이 없고 해야 할 동기를 느낄 수 없을 때는 생산적인 꾸물거림을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무엇이든 좋으니 생산적인 일을 찾아서 그냥 시작하는 것이다. 생산적인 일을 하면 도파민이 분비되어 정말로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와 동력이 생겨난다고 한다. 미적거려도 괜찮다. 하는 게 핵심이다.  


5. 바이오피드백


몸이 하는 일에 따라 뇌의 활동이 달라진다. 몸의 의식적인 작용으로 뇌가 그것을 인지하여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미소짓기, 곧고 반듯한 자세, 평온한 표정, 천천히 깊게 호흡하기,근육 이완 등의 방법들이 바이오피드백을 통해 우울증을 멀리 하게 해 줄 수 있다.  


6. 감사


감사하는 것 역시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감사는 자신이 가진 것들의 가치를 실제로 음미하는 데서 오는 감정이다. 감사는 시기심을 줄이고, 이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의 가치를 높이고, 그럼으로써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준다. 감사하는 마음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면 금상첨화.


7. 그저 사람들 속에 있기


우울증은 사람을 고립시키는 병이다. 사람들 곁에 있어도 혼자 외로이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런 점 때문에 아예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싶어진다. 고독을 바라는 마음은 우울증을 더욱 고착시킨다. 우울증의 하강나선은 혼자 있을 때 작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좋다. 아는 사람을 만나러 가지 않아도 된다.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 그저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8. 전문가


우울증을 혼자 해결하는 게 어렵다면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들은 상승나선을 이루는 한 요소다. 그들은 뇌 회로를 조절하도록 도와주고, 행복에 좀 더 쉽게 다가가게 해주며, 집중력을 키워주고,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우울증의 증세와 원인 그리고 우울증의 하강나선에서 벗어나 상승나선으로 갈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았다. 실제로 우울증을 겪어본 뇌과학자가 풀어쓴 글이라 내용이 현실적이고 친숙하게 다가왔다. 현대인들에게 알게 모르게 만연해 있는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하면 좋을지 알게 되어 조금은 든든한 느낌도 든다. 우울증에 빠지면 무엇을 하기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하기 싫은 상태로 머무르기 쉽다. 이럴 때 가만히 있으면 더욱 늪으로 빠지게 된다. 뭐라도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 우울증을 벗어나 감정의 상승나선을 그린다는 것은 곧 행복하게 사는 것과도 직결된다. 


지금 당신은 어떤 상태인가? 우울증의 증세가 조금이라도 보이는가? 그렇다면 위에 나온 내용 또는 책의 내용을 참고하여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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