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 살고 싶다"


이 말은 언제 하게 되는가?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다면 이런 얘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지금 사는 게 불안하고 답답할 때 또는 삶이 매일매일 똑같이 흘러 지루하고 재미가 없을 때도 이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유이든간에 지금 사는 모습이 불만족스럽기에 변화를 가져와 다르게 살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지금과 다르게 살고 싶다면 무엇부터 바꿔야 될까? 별로 마음에 안드는 직장부터 바꿔야 하나? 아니면 좀 더 살기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 하나. 이런 것들은 거기에 필요한 조건들이 받쳐줘야 하기 때문에 변화가 쉽지도 않지만 설사 그런 외부조건이 바뀐다고 내 삶의 만족도가 급속도로 좋아질까? 순간적인 즐거움과 기쁨은 생길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조건들이 지속적인 만족도를 담보해주지는 않는다. 상황은 늘 변하기 때문이다. 



물질적, 외부 조건을 바꾸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런데 그보다 현재 내 마음상태가 어떤지 그리고 욕망의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안다면 변화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할 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뭐든 명확해야 동력도 생기는 법이다. '다르게 살고 싶다'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사주명리라는 도구를 통해 삶의 지도를 그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한때 누구나 알아주는 회사에서 연봉도 적지 않게 받으며 지냈지만 늘 불안감에 시달렸다. 좋은 것들은 다 해봐야 된다고 생각하며 누리는 삶을 보냈지만 자신의 욕망을 채울 수는 없었다. 그렇게 혼란스러워 하던 차에 인문학을 만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존재와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다르게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망설이다 몸에 큰 이상을 겪고 나서야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사주명리를 만나게 된다.


명리는 자연철학을 근거로 인간을 탐구하는 매우 실용적인 학문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사주명리를 떠올릴 때 미신처럼 생각하는 것은 명리의 내용을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이 크다. 저자도 공부하기 전에는 그러한 선입견을 갖고 있다가 내용의 본질을 알게 됐고, 각자가 삶의 주체로 살기 위한 앎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이 책이 나오게 된 것이다.


내용은 '기'에서부터 시작한다. 기 역시 오해받기 좋은 개념이지만 쉽게 얘기하면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흐르고 변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기가 잘 흐르지 않아 불통의 상태가 되면 건강과 생명이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음은 '음양'이다. 음양을 글자 그대로 풀면 그늘과 볕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늘과 볕은 독립된 것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하는 상태를 말한다. 즉 음양이란 음이란 상태와 양이란 상태가 끊임없이 변하는 것을 보여주는 자연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음양은 오행과 하나로 붙으면 음양오행이 된다. 음양 안에 오행이 있고, 오행을 감싸는 기운이 음양이다. 하루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낮과 밤으로 구분하면 음양으로, 아침/오전/오후/저녁/밤으로 세분화하면 오행으로 보는 것이다. 오행은 다섯 가지의 기운으로, 목/화/토/금/수로 나뉜다. 이는 각각 시작하고, 발산하고, 매개하고, 수렴하고, 응축하는 기운이다. 오행은 이뿐만 아니라 계절이나 오장육부, 감정 등 다양한 기준으로 그 특징을 나눠볼 수 있다


오행이 음양을 다섯 단계로 펼친 것이라면, 천간과 지지는 오행을 좀 더 세분화하여 펼친 것이다. 천간과 지지는 오행을 각각 음과 양으로 나눈 것인데, 여기서 나오는 글자들이 사주팔자를 이루게 된다. 천간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열 개의 글자로 이루어지고, 하늘의 기운이자 마음의 원리를 뜻한다. 지지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열두 개의 글자로, 하늘에서 받은 기운을 땅에 펼치는 구체적인 삶의 현장을 의미하며 각각 특정 동물을 상징한다. 


이렇게 기에서부터 시작하여 음양, 오행, 천간과 지지가 사주명리를 이루는 기본 개념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십신과 육친, 대운과 세운, 합·충·살, 용신 등으로 내용을 확장해 간다. 이렇게 정리된 내용들을 가지고 이어서 누드글쓰기의 사례로 나아간다.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사주명리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어떻게 해체하고 풀어봤는지를 보게 되고, 읽다 보면 누드글쓰기를 통해 스스로 내 삶을 살펴보고 연구해보고 싶은 욕구가 불끈 솟는다.





나 역시 현재의 삶과 다르게 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이 책이 좀 더 남달리 다가온 느낌도 있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스스로의 삶을 반추하고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고민하면서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실천을 하고 있기도 하다. 


내가 어떤 부분에서 고민을 하고 있고 그것을 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된다고 본다. 이제는 누드글쓰기를 통해 변화로 가는 길에 좀 더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당신도 동참할 것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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