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순례길 잼유이칸
긴 하루였다. 오늘보다 더 걸은 적도 있었지만 보통 길을 잘못 들거나 착오에 의한 것이었는데, 오늘은 계획대로 간 거여서 걸은 만큼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리고 이번 길은 숲의 연속이었다. 마을도 많았지만 숲길이 가장 기억에 남고 하늘을 찌를 듯한 나무들이 계속 이어져 목이 뒤로 넘어갈 듯 본 시간도 많았다. 멜리데에서 까미노로 나가는 길은 느낌이 좋았다. 출구에서 바로 숲길로 이어지는데, 그게 끝까지 이어질 줄이야... 막 마을을 빠져나갈 때 앞에 가는 순례자가 있었다. 천천히 걷던 그는 숲에서 뭔가를 유심히 보는 것인지 이따금 멈추기도 하고 그랬다. 나 역시 숲의 느낌을 온전하게 느끼고 싶어 천천히 걸으며 음미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주 마주치게 되고 동선이 겹치는 게 조금은 신경이 쓰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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