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순례길 잼유이칸
이번 순례길의 출발 역시 도로길을 따라가는 것이었다. 레온 전후해서 계속 도로와 함께 가는 길이라 얼른 벗어나고 싶었지만 금방 그렇게 되지는 않았다. 아침부터 안개가 짙게 끼어 있었다. 순례길 들어 두번째 안개낀 아침을 맞았다. 안개가 상쾌하게 느껴졌고, 안개가 뿌옇게 도로를 가려주어 걷기에는 좋았다. 오래지 않아 안개가 걷히고 파아란 하늘이 나타났다. 도로가 다시 시야에 들어왔고, 고속도로 위를 빠르게 차들이 지나다닐 때 가끔 위협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맑게 드러난 풍경을 보며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도로 옆을 걷는 도중 오솔길 비슷하게 나 있는 곳이 있어서 그 구간을 걷게 됐다. 길지는 않았지만 잠시나마 사막 속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도로를 걷다 보니 도로에 거리를 표시한 게 보였는데,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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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날 레온에 오후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오늘 여유있게 둘러본 다음 잠깐만 길을 걷고 마무리를 하려는 게 이날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계획은 예상치 못한 변수로 바뀌기 쉽다. 월요일 아침이어서 그런지 학생들이 길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하는 와중에 곳곳에 담배를 물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렇게 대놓고 피는 건 한국과 다르긴 한데... 아침 햇살에 비친 레온 대성당을 지나 화살표를 따라서 레온을 빠져나가는 다리에 도착했다. 다리 밑에는 넓은 강이 흐르고 있었고,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려는 차에 외국인 아줌마가 내 모습을 보고 다가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다. 풍경사진을 찍으려고 했기에 괜찮다고 했는데도 계속 찍어준다길래 여러 배경으로 찍게 됐다.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