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순례길 잼유이칸
같은 방을 쓰던 다른 이의 기침 소리에 잠을 깨며 포르투의 두번째 아침을 맞았습니다. 전날 아침 일찍 나갔다가 꽤나 추웠던 것을 기억하고 이날은 숙소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다가 체크아웃 시간이 가까워질 때쯤 배낭을 맡겨두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이날 머물 숙소였습니다. 미리 알아본 곳 중 강 근처에 호스텔이 하나 있었고, 숙소 위치와 상태를 먼저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도착해보니 호스트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숙소에 대한 설명을 해 주는 것을 들으면서 머물러도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조금만 나가면 강이 흐르고 있는 모습을 바로 볼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숙소를 알아보고 간 곳은 전날 오픈 시간이 끝나 보지 못했던 공원이었습니다. 구글 지도상에는 수정궁 공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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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눈을 뜨며 포르투에서의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예상보다 일찍 깼지만 그로 인해 할 일도 여유롭게 할 수 있었습니다. 방에는 아직 사람들이 자고 있었고, 이른 시간이지만 어제 제대로 보지 못한 포르투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오전 7시가 조금 지난 시각. 날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했고, 포르투의 아침은 꽤 추웠습니다. 이곳이 도시임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출근하는 것으로 보이는 현지인들이 많았고,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간간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발걸음을 옮겨 처음에 들린 곳은 상벤투역이었습니다. 전날 머문 숙소가 시내에 있어서 주요 관광지가 걸어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요. 첫번째로 들린 상벤투역은 포르투에서 꼭 가봐야 ..
산티아고를 떠나는 날이 되었습니다. 산티아고의 공립 알베르게는 이른 시간부터 움직이는 사람들로 인해 분주했습니다. 준비를 얼른 마치고 익숙해졌던 숙소를 홀가분하게 떠났습니다. 이날의 목적지는 포르투. 스페인과 인접하고 있는 포르투갈의 대도시 중 하나인데요. 예전 순례길에서는 가보지 못했던 곳이었고, 순례길을 마치고 사람들이 많이 들리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워낙 이 도시에 대한 예찬이 많아 산티아고 다음에 들릴 곳으로 정한 것이었습니다. 예전에 산티아고를 떠날 때처럼 이번에도 기차를 이용해서 가기로 했고, 기차 시간이 다 되었을 무렵 산티아고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출발 시간이 되었는데도 기차가 도착하지 않아 플랫폼을 제대로 찾아온 건가 불안한 마음이 살짝 들기도 했는데요. 시간이 좀 더 지나 기차..
이번 순례길에서는 산티아고에서 머무는 기간이 길었습니다. 한 도시 안에 있으면서 점차 동선이 반복되면서 여행이 일상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일들을 겪게 되었는데요. 주로 숙소와 관련된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한 도시에 계속 있다보니 숙소를 자주 옮겨다니는 것도 일이 되었고, 비용도 생각하다보니 공립 알베르게에 머무는 날이 많았습니다. 공립 알베르게는 사립과는 다르게 관리인이 따로 있고, 그들이 일정 주기로 교대를 하며 근무를 합니다. 그래서 같은 숙소라도 어떤 관리인을 만나는 가에 따라 머무는 느낌이 많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몬테 도 고소의 숙소는 2명의 관리인이 돌아가면서 근무를 서는데요. 한 사람은 친근한 태도를 보여주면서 숙소의 규율도 유연하게 적용하면서 편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
산티아고에 도착한 이후로 계속 내리던 비가 이날부터 그치기 시작했습니다. 오전까지 흐린 날씨가 계속되다가 점점 날이 개면서 오후부터는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날은 점심 약속이 있었습니다. 프랑스길의 첫 시작점인 생장 숙소에서 만났던 대만 친구와 간간이 연락을 주고 받았는데, 그가 이날 산티아고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전날 듣고 같이 점심을 먹자고 했던 것입니다. 그와 점심 약속 시간을 정하지는 않아 그로부터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릴 겸 가보고 싶었던 백화점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 백화점은 이전 대도시들에서도 한번씩은 봤던 곳이었는데, 산티아고에도 있길래 한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다소 멀리 떨어져 있기는 했지만 이곳은 이전에 봤던 곳들보다 규모도 크고 색다른 느낌을 주었고, 안에 큰 ..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각. 어제 숙소에 밤늦게 들어와 신경을 쓰이게 했던 외국인이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열고 왔다갔다 했습니다. 어제에 이어 남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계속 보이자 이번에는 그에게 바로 문을 닫고 다니라고 얘기를 했고, 외국인은 그제야 자신의 행동을 알아차린 듯 조심스럽게 움직였습니다. 그걸 보며 할 말은 그냥 바로 하는 게 낫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 몬테 도 고소 공립 알베르게에는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숙소 건물 맞은 편에 건물 한 동이 있는데, 그곳이 아마도 이 주변을 순찰하며 보안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머무는 곳으로 보입니다. 그 건물 앞에 순찰차가 세워져 있는 것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경비 구역이 여기 숙소도 포함이 되어 있나 봅니다. 전날 9시에 체크아..
전날 머문 숙소의 좋은 점은 주방 외에도 휴게실 같은 공용 공간이 따로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잠에서 깬 뒤 아직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방을 나와 그 공간에 있으면서 조용하면서도 마음 편하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시 방으로 갔을 때는 사람들은 모두 깨어나 분주히 짐을 싸고 있었습니다. 나도 짐 정리를 하고 나서 다시 휴게실로 가서 할 일을 하다가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될 무렵 숙소를 나섰습니다. 밖에는 전날 예보된 것처럼 비가 내리고 있었고 바람 또한 강하게 불고 있었습니다. 바로 우의를 꺼내 입은 후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는 곳은 산티아고 외곽에 위치한 마트가 모여있는 단지. 전날에 물 한통을 사긴 했지만 먹을 것이 다 떨어진 상태여서 우선 먹을거리를 사기로 했고, 근처는 아니었지만 조금 떨어진 곳에 큰..
아침 6시가 조금 지난 시각. 잠에서 깨자마자 시간을 확인하고 바로 순례자 사무실로 향했습니다. 밖은 아직 어두웠지만 도시의 불빛이 환히 비추고 있어 가는 길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고요하면서 한적한 아침의 분위기가 편안하게 느껴지는 길이었습니다. 순례자 사무실에 도착을 하니 7시가 조금 넘어 있었습니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렇게 첫번째로 순례자 사무실에 와서 대기를 시작했습니다. 조금 있다 여성 한 명이 왔는데, 자세히 얼굴을 보지는 못했지만 동양인으로 보였습니다. 그녀도 식사권을 얻기 위해 일찌감치 줄을 서려고 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후로 사람들이 간간이 오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오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문을 여는 시간까지 그날 미리 와 있던 사람은 10명이 채 안 되었는데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