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춘천 돌담소담
12월 초의 어느 날. 날씨는 무척이나 추웠고 낮에도 바람은 칼같이 매섭게 불어왔다. 그래도 하늘은 파랗게 맑아 기분만은 상쾌했다. 오후 3시, 구도심 투어를 떠나기 위해 우리는 명동의 한 빵집 앞에서 모였다. 안내자 외에 모인 이들이 다 아는 사람들이라 긴장감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한편으론 반갑기도 했다. 오늘의 안내자는 춘천살이 13년 차의 리카. 춘천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을 시작으로 구도심 투어는 시작됐다. 춘천이라는 지명에 대한 유래부터 어떻게 도시가 변해왔는지 그는 가져온 파일을 넘겨가며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추운 날씨에도 장갑 하나 끼지 않고 열정적으로 얘기하는 그의 모습에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하게 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 이야기들이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래도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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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의 어느 일요일 오후. 소양강 스카이워크 앞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살짝 들떠 있었다. 우려와는 달리 하늘은 맑았고 날마저 포근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눈이 내려 땅이 얼까봐 전기자건거 ZET를 타려던 것도 취소하고 걸어서 움직이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진행해도 될 걸 하는 아쉬움을 조금은 담고 시작한 도보투어는 그러나 생각보다 성공적(?!)이었다. 코스의 시작은 근화동 당간지주. 당간지주는 절에서 깃대를 고정시키기 위해 세운 돌기둥을 말하는데, 스카이워크 근처에 이러한 당간지주가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당간지주를 보러 들어가는 길이 정원처럼 잘 가꾸어져 있어 예쁘다는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당간지주 옆에 ‘사색의 길’이라는 코스가 만들어져 있는 것을..
춘천역에서 춘천대교 방향으로 호수를 따라가다 보면 자전거길이 끝나는 지점에 길게 펼쳐진 공간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곳이 바로 ‘춘천대첩기념평화공원’입니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국군이 춘천지구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원래 이 자리는 자유 수호의 탑이 세워졌으나 소양2교 확장공사 때 임시 철거하고, 전쟁 50주년을 맞이한 2000년도에 지금과 같은 평화공원을 조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평화공원 내에는 많은 조형물들이 있는데, 특히 군인들의 표정과 자세가 생동감 넘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또한 ‘육이오참전학도병기념탑’과 '무공탑'을 세워 당시 전쟁에 참가하여 전공을 세운 군인들의 애국정신을 기리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조형물들과 설명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 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가해 춘천근교에서 크게 활약한 에티오피아군의 전공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곳입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때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지상군을 한국에 파병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왠지 이런 곳은 딱딱하고 따분할 것 같지만 그건 선입견일 뿐!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면 에티오피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볼거리들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에겐 아픔인 전쟁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나라이지만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는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살펴 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에티오피아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층 다목적실에는 이곳 기념관을 소개하는 영상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10분여 정도의 영상을 보고 기념관을 둘러보면 좀 더..
'춘천'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우선 닭갈비와 막국수라는 유명한 먹을 거리가 있고요. 의암호, 춘천호, 소양강 같은 아름다운 강과 호수들이 춘천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래서 춘천을 호반의 도시라고도 하지요. 그런데 춘천이 역사적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고대에 춘천이 맥국이라고 불렸다는 사실은 오래된 이야기라 여기서는 넘어가더라도, 6.25 전쟁 당시 최초의 승리를 거둔 곳이 바로 춘천이었습니다. 또한 춘천에는 다산 정약용 선생이 여행으로 머물다 가고 김시습이 시를 지어 노래한 정자도 가지고 있습니다. 겨울연가 준상이의 집이 있는 기와집길은 옛 골목의 정취를 담고 있고요. 강원도 유일의 국립박물관이 위치해 있으면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옛 유물과 이야기들을 다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