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순례길 돌담소담
33일차 순례길. 이제는 산티아고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실감나는 거리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산티아고를 앞두고 100킬로 거리가 깨지는 날이었다. 사실 그런 것에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표지석을 앞두고 보여준 내 모습은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사리아에서 받은 인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어서 떠나는 마음이 편했다. 전날 신경쓰이던 것들도 길을 걸으면서 점점 털어버리게 됐다. 잠을 잘 못 잔 탓인지 졸면서 계속 걸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산티아고까지 남은 일정을 얼마나 잡을지 생각해 봤다. 아마 4일이나 5일 정도? 처음엔 여유있게 5일 일정을 생각했는데 일단 오늘 걸으면서 정해보기로 했다. 자욱한 안개 속 아침길을 걷는 것으로 시작했다. 사리아를 빠져나갈 때도 안개가 많이 끼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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