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돌담소담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여섯번째 시간은 백수 그리고 우정과 로고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길은 가면서 만들어지는 법이고, 가다 보면 다른 길로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건 계속 가야한다는 것! 그래서 지평선이 필요하다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지평선은 도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달려감 자체가 목적입니다. 지평선이라는 비전과 달려감이라는 행동이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것, 그것이 바로 길입니다. 작가는 백수 예찬론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백수되기를 두려워합니다. 그것은 노후 때문이기도 하는데요. 지금 이 순간에도 각종 매체에서 고령화와 노인빈곤에 대한 담론이 쉬지 않고 쏟아집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노후대책은 화폐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반드시 관계망이 있어야 합니다. 삶이란 '관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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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다섯번째 시간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나에 대한 탐구는 반드시 타자에 대한 호기심을 야기하는데요. 사람보다 더 흥미롭고 심오한 텍스트가 있을까요? 사람에 대한 탐구, 그것이 곧 우정이고 배움입니다. 우정과 지성이 함께 가는 이유입니다. 책에는 인생과 우주에 대한 담론들이 넘쳐납니다. 하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것은 내가 마주치는 사람을 통해서 입니다. "친한 친구가 5명 늘어날 때마다 학교폭력으로 발생하는 학생들의 자살 생각이 10%씩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생명은 안과 밖이 쉼없이 넘나들어야 하는데, 이런 생명활동을 윤리적으로 표현하면 우정이 됩니다. 청소년뿐만 아니라 중년과 노년도 마찬가지입니다. 삶의 질을 결정짓는 것은 ..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네번째 시간은 생명주권의 핵심, 증여와 지혜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명리학의 지도는 인생주기와 오버랩된다고 합니다. 식상은 청년기, 재성은 중년기, 관성은 장년기, 인성은 노년기입니다. 젊어서는 재능과 끼를 발휘하고, 중년에는 그걸 바탕으로 재물을 일구고, 그 다음에는 그 재물을 흘러가게 해야 합니다. 계속 소유와 증식에 머무르게 되면 운은 완전히 막히게 됩니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반드시 재물을 사회적으로 순환시켜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증여는 의무나 관습이 아니라 인간 본성의 구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나라는 존재가 전 우주와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은 자의 고귀한 실천인 거죠. 만약 이 증여의 흐름에 참여하지 못하면 결국 자식에게 '약탈'당하게 됩니다. 물론 자식을 위..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세번째 시간은 현대인들이 꿈꾸는 가족의 형태인 스위트홈의 실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화폐와 에로스 그리고 죽음충동의 삼중주. 이것이 스위트홈의 실상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작가는 왜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요? 현대에 와서 보편적으로 자리잡은 가족의 형태는 핵가족입니다. 그런데 핵가족은 자연의 리듬과 현격하게 어긋나는 형태입니다. 생체주기로 보면 여성은 열네 살부터, 남성은 열여섯 살부터 성인이 됩니다. 그때부터 아이를 나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인류는 수천 년간 이 시기에 결혼을 해서 20대에 아이를 낳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결혼을 하는 시기가 남녀 모두 30대 이후로 늦춰졌고, 이제는 결혼적령기라는 말이 사실상 무색하게 되었죠. 그..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두번째 시간은 사주명리학으로 바라본 동아시아 3국,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이야기입니다. 한국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요? 한동안 우리나라의 국가브랜드는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 였습니다. 국가 차원에서 그러한 이미지를 만들어 해외에 선전을 하기도 했고요. TV에서도 한때 '다이나믹 코리아'를 외치는 광고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빨리빨리' 구호를 바탕으로 급속한 고도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의 모습을 비추어 봤을때, 일견 그러한 이미지는 어울려 보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간 때문이야~"라는 CM송이 있었습니다. 이 말은 한국인의 체질적 특성을 아주 잘 말해준다고 합니다. 조선왕조 500년은 주자학에 올인했습니다. 20세기 초에 서구가 도래하자..
고미숙 작가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고전을 연구하는 학자로, 고전의 내용을 현실과 접목시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글을 주로 쓴다는 정도? 한 때 관심이 있었다가 어느 순간 멀어졌는데, 지금 내 손에 그녀의 책이 들려 있습니다. 책의 이름은 "바보야, 문제는 돈이 아니라니까". 이 책을 발견하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습니다. 최근 도서관을 들렀는데, 책을 빌리려고 들린 것은 아니었고, 그냥 도서관에 자주 갑니다. 도서관은 어렸을 때부터 내게 마음의 쉼터이자 놀이터이기도 했으니까요. 어쨌든 그날도 도서관에서 빈둥대다가 책 서고를 살펴보게 됐고, 그때 이 책이 눈에 딱 들어왔습니다. 제목을 보고 꺼내기는 했지만 그보다 더 꽂힌 건 작가의 이름이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궁금해졌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