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순례길 돌담소담
긴 하루였다. 오늘보다 더 걸은 적도 있었지만 보통 길을 잘못 들거나 착오에 의한 것이었는데, 오늘은 계획대로 간 거여서 걸은 만큼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그리고 이번 길은 숲의 연속이었다. 마을도 많았지만 숲길이 가장 기억에 남고 하늘을 찌를 듯한 나무들이 계속 이어져 목이 뒤로 넘어갈 듯 본 시간도 많았다. 멜리데에서 까미노로 나가는 길은 느낌이 좋았다. 출구에서 바로 숲길로 이어지는데, 그게 끝까지 이어질 줄이야... 막 마을을 빠져나갈 때 앞에 가는 순례자가 있었다. 천천히 걷던 그는 숲에서 뭔가를 유심히 보는 것인지 이따금 멈추기도 하고 그랬다. 나 역시 숲의 느낌을 온전하게 느끼고 싶어 천천히 걸으며 음미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자주 마주치게 되고 동선이 겹치는 게 조금은 신경이 쓰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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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사르에서 출발할 때 전날처럼 오버페이스를 하지 않기 위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걸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스퍼트가 올라가고, 자연스럽게 자기 속도로 걷게 된다. 아침에 오랜만에 안개가 끼지 않아 시야확보가 됐지만 날이 흐렸고, 그것도 오래가지 않았다. 초반에 오르막들이 있었는데 올라가면서 비가 조금씩 내리더니 나중엔 우의를 입어야 할 정도가 되었다. 그러면서 안개도 피어오르기 시작하고. 전형적인 갈라시아 날씨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 처음에는 비도 맞을만 하다가 계속 내려서 어느 마을에 잠깐 들러 우의를 챙겨 입었다. 그렇게 다시 출발을 해서 리곤데라는 곳을 지나고, 그 다음 마을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거기서 들어간 식당 이름은 리곤데. 마을 이름이랑은 달랐지만 리곤데가 근처에 있어서 그렇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