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을 맞이해 한국에서는 잠시 더위가 주춤하고 있을 사이, 캐나다와 북미 지역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폭염으로 인해 사상자들이 속출하고 있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6월 28일에 미국 서부 남쪽을 강타했던 폭염이 북쪽으로 옮겨가면서 시애틀과 포틀랜드에서는 각각 42도와 46.6도를 기록하며 최고기온이 경신되었습니다. 또한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턴의 경우에는 온도가 47.9도까지 치솟아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번 폭염으로 캐나다 밴쿠버에서는 최소 69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CNN의 한 기상 예보관에 의하면, 이 지역에서 1800년대 후반부터 기상 관측을 해왔는데, 이번 폭염은 100여년 만에 처음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캐나다 폭염

 

어제 8일 뉴스공장에는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가 출연해 폭염 사태에 대해 진단을 하기도 했는데요. 그가 직접 살아본 경험이 있는 캐나다 밴쿠버의 여름 기온은 평소엔 20도 초반이고 최고 기온이라고 해도 28도 정도라고 했습니다.

 

이곳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많이 오른 적이 있다고 해도 30도가 조금 넘는 정도이기 때문에 여름철에 보통 에어컨도 사용하지 않는 동네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번에 폭염으로 50도에 육박하는 기온을 기록한 것은 비정상적이라는 것이죠.

 

캐나다 폭염 뉴스공장 김백민 교수

 

김백민 교수는 이번 폭염으로 인해 사망자가 급증한 이유 중 하나는 고온 현상이 일시적인 게 아니고 하루이틀을 넘어 일주일에서 이주일 가까이 지속되었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직접적인 원인으로 열돔 현상을 언급했습니다.

 

열돔 현상은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거나 아주 천천히 움직이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 더위가 심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지표면이 가열되어 뜨거워지면 그 공기가 떠오르게 되는데, 상층에 있는 고기압이 냄비 뚜껑처럼 떠오르는 공기를 눌러주게 됩니다. 보통은 공기가 흩어져서 빠져나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갇혀서 긴 시간동안 한 곳에 계속 정체되면서 열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열돔 현상

 

지구 온난화가 심해지면 그 현상을 도드라지게 보여주는 지역들이 있게 된다고 합니다. 그 지역들을 중심으로 이상 기후 현상들이 나타나게 되는데요. 올해 발생한 캘리포니아 산불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번 캐나다 폭염은 이 산불이 지역을 벗어나 북쪽으로까지 확장되어 번진 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다고 하네요. 

 

캘리포니아 산불

 

극지기후 전문가로도 알려진 김백민 교수는 이번 폭염은 극지방의 기온과도 관련이 있다고 했습니다.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자꾸 정체되고 느려지는 것은 결국 순환이 제대로 안되기 때문이고 이로 인해 열돔 현상이 심화가 되는 것인데요. 공기가 순환되지 않고 한 곳에 멈추게 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북극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북극은 현재 전 지구상에서 온도 상승이 가장 심한 지역인데, 북극의 온도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변화가 심해지면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제트 기류가 점차 약해지게 됩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제트 기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캐나다 폭염 같은 사태가 벌어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건 비단 캐나다만의 일이 아니라고도 하면서 한국의 경우 2018년에 기록적인 폭염이 닥쳐 그 전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작년에는 최초로 54일 동안 장마가 지속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기후가 극단적으로 치우치는 현상이 우리나라에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폭염이 남의 나라 일로만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기후 변화가 점점 심해지다가 어느 순간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아가는 지점을 티핑 포인트라고 하는데요. 이번 캐나다 폭염이 그런 티핑 포인트의 조짐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이는 한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전 지구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이라고 해서 여름에 50도가 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는 것입니다. 더구나 한국은 전 지구 평균 온도보다도 두 배 정도 빨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어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도 했습니다.

 

김교수는 이러한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는데요. 제로 웨이스트를 예로 들면서, 나 혼자 제로 웨이스트를 한다고 효과가 있겠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마인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개인 한명 한명이 환경을 생각하고 지구를 생각하는 마인드를 갖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개개인이 뭉쳐 기업이나 정부, 국회의원 등을 압박할 수 있는 힘이 커진 시대이기 떄문에 그런 마인드를 갖는 게 결코 사소한 게 아니라고 강조를 했습니다.

 

 

이번 캐나다와 북미 지역의 폭염 사태를 접하면서 기후 변화와 우리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져보게 되었는데요. 폭염이나 장마 등의 기후 문제들이 결국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지금부터 대응을 해나가지 않으면 어느 순간 감당하지 못할 재앙이 초래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기도 합니다. 

 

무엇이든간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심을 갖는게 우선적으로 필요한데요. 이번 폭염 사태가 남의 나라 일이 아닌 우리에게 곧 닥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부터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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