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명리에 덧달린 환상과 미신, 허상적 권위의 베일을 걷어내고, 누구나 이 평범한 지혜에 접속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사주명리 해방 프로젝트!'

 

「운명의 해석, 사주명리」라는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 위에 소개되어 있다. 사주명리에 대한 이해와 오해 사이에 많은 간극이 여전히 있다. 사주명리를 인간 개개인의 삶을 규정하는 운명적 굴레로 여겨 상담가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하며 휩쓸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미신이나 사술로 여겨 별 가치가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양 극단적인 태도들은 사실 사주명리라는 것이 어떤 내용과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어디선가 들은 것만으로 혹은 상상 속의 이미지만으로 판단하고 재단하려 하니 그 본질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그러한 선입견과 편견으로부터 사주명리를 해방시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알아보고 사주명리가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풀어놓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사주명리 내용을 우리에게 친숙한 영화와 문학의 서사를 이용하여 설명한 점이다. 그럼으로써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사주의 기호들을 보다 풍부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이런 방식이 좀 더 간결하게 내용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오히려 복잡하게도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이 쓰여진 의도를 이해하고 찬찬히 내용을 따라가면 해석보다는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사주명리를 다룬 여느 다른 책들과 비슷하게 이 책도 내용을 풀어나가는 기본 방식은 동일하다. 음양의 개념을 살피고, 오행 기호의 각 속성과 특징을 알아본다. 음양오행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주팔자를 구성하는 천간과 지지 기호들의 의미로 들어간다. 각각 표상되는 이미지(물상)을 가지고 기본 속성과 이에 연관된 특징을 연결시켜 파악해나간다. 지지 같은 경우에는 각 기호에 해당하는 동물들도 살펴본다. 해당 동물의 기호를 가졌을 때 그 동물의 특성이 사람에게도 나타난다는 사실은 꽤나 흥미롭게 다가온다. 보통 띠를 가지고 그 사람의 특성을 파악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그 근거가 있었던 것이다. 천간과 지지의 기호까지 알았으면 이젠 육친 또는 십신이다. 육친은 명리학에서 여섯(자신과 다섯의 오행)의 친족 또는 인맥관계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표현한 말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 다양한 운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사주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특징들을 살펴본 다음에 대운과 세운으로 넘어간다. 자신의 기본적인 기운이 시절 인연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운명의 또다른 변수인 합과 충을 살펴본다. 천간과 지지의 기호들은 각각 합과 충을 한다. 합은 2개 혹은 3개의 기호가 합쳐져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하나의 기운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충은 2개의 기호가 서로 충돌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으로써 원래 갖고 있던 기운들이 변화와 변동을 일으키며 현실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살펴보는 것은 용신과 개운법이다. 용신은 사주의 치우침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기운을 뜻한다. 그래서 용신을 쓴다는 것은 본인에게 필요한 기운을 찾고 그것을 활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통상 대운이나 세운으로 들어오는 운이 용신에 해당될 때 그 기운을 쓰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외부의 운으로 들어오는 것을 쓰는 것은 수동적인 방법에 가깝기 때문에 책에서는 삶에 있어 본인에게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감지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활용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개운이란 운을 연다는 것을 말하는데, 개운법이란 결국 용신을 능동적으로 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만큼 자기 삶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끌고 나가는 태도가 중요함을 얘기하고 있다.

 

 

 

 

사주명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상태라면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쉽게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낯선 용어들과 그에 연관된 서사들이 이어지기 때문에 자칫 그 흐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내용 하나하나를 설명해가고 있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고 따라가다보면 사주명리의 재미를 점차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용신을 씀에 있어 능동적인 활용이 중요하다고 했던 것처럼 이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용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읽기가 이루진다면 사주명리가 점점 가깝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것이다. 

 

뭐든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쉽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내용을 이해해나가다 보면 어느덧 사주명리에 대한 편견은 사라지고 사주명리가 사람을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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