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의 자기 전략 지침. 저자는 명리학을 이렇게 규정한다. 모든 사람이 명리를 통해서 자기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것. 그리하여 주체적으로 각자의 삶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것. 그래서 저자는 주장한다. 만인의 명리학자化를.

 

명리는 인간이 태어나면서 우주로부터 부여받은 기운의 질서를 말한다. 명리학은 이 질서의 이치를 밝히는 학문이다. 어려운 내용 같지만 한마디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운을 살펴서 살아갈 방향을 짚어주는 것이 명리학의 존재 의미라고 할 수 있겠다.

 

한 사람의 기운과 삶의 방향성을 어떻게 살필 수 있는지 「명리」는 하나씩 자세하게 짚어주고 있다. '운명을 읽다'라는 부제를 가진 기초편에서는 사주의 원국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그것을 어떻게 읽고 이해할 것인지에 대해 주안점을 두고 있다 심화편은 '운명을 조율하다'라는 부제를 가지고 기초편에서 살펴본 원국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서 임상을 중심으로 좀 더 깊이 들어간다. 그래서 기초편에서 가볍게 다뤘거나 다루지 않았던 내용들을 살피면서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하고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음양에서 시작하여 오행, 천간과 지지, 합과 충, 용신, 대운과 세운, 십신과 십이운성 등 다루는 내용에 있어서는 「명리」가 사주명리를 다룬 여느 다른 책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임상을 중심으로 각각의 내용들을 잘게 쪼개서 하나하나 다뤘다는 것이다. 명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임상의 실력을 키울 수 있으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한 고전의 내용을 많이 인용하면서 명리학의 내용뿐만 아니라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해 준다. 1000년이 넘게 명맥을 이어온 학문이니 그 역사도 상당할 터. 긴 시간동안 그 명맥을 유지하여 지금 이렇게 공부할 수 있게 해준 학인들에게 경의를 표하게 된다.  

 

심화편에서는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내용들을 자세히 다룬다. 건강부터 학업, 직업, 재물, 가족관계, 연애와 결혼까지 살아가면서 누구나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들을 사주를 통해 어떻게 살펴볼 수 있는지 설명한다. 완벽한 책은 없듯이 다양한 내용을 이 책에서 자세하게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궁금증과 의문점이 생기는 지점도 있다. 이런 부분들이 책을 통해 바로 해소가 되지 않더라도 따로 찾아보고 알아보면서 주체적인 공부를 하게 되기도 했으니 이 또한 의도한 것은 아니었을까.

 

말미에 저자는 이야기한다. 우주에 우열은 없고, 다만 각기 다른 명(命)이 있을 뿐이며 그 모든 명은 소중하고 존엄하다고. 명리학적 접근이 각자의 명을 찾고 그 명을 실현하는 전략을 도출하며 그 전략을 하루하루 실천에 옮겨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나의 명을 알고 일희일비하며 거기에 끌려다닐 거라면 명리를 굳이 공부할 필요가 없다. 차라리 사주를 모르고 신경쓰지 않으면서 사는 게 심적으로 더 편할 수 있다. 하지만 기왕 명리를 공부한다고 한다면 스스로 명을 알고 적극적으로 삶의 지침을 찾아 살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운도 그것을 활용하는 자의 몫이다. 좋은 운, 나쁜 운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 때를 정확히 알며 '아직 어느 누구도 훼손하지 않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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