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은 일종의 점술서이다. 거북의 껍질을 구워 거기에 나타난 균열을 보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해석한 점을 기록한 글이다. 한마디로 「주역」에는 구체적인 점괘들의 총합이 담겨져 있다. 「계사전」은 이러한 「주역」 전체에 대한 해설서라고 할 수 있다.


「계사전」은 공자가 작성했다고 전해진다. 공자가 가죽 끈을 세 번 갈아가며 「주역」을 탐독했다는 위편삼절의 고사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 공자는 「주역」의 애독자를 넘어 해설자의 역할까지 나아간 것이다.


「주역」은 본래 괘사와 효사로 이루어진 글이다. 그런데 그 자체로는 상황에 대한 설명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주역에 담긴 64괘의 의미를 가지고 후대의 많은 이들이 나름의 상황을 부여해 주석을 남겼다. 공자 역시 주역을 탐독하다가 자신의 관점을 갖춘 해설서를 「계사전」이라는 이름으로 남긴 것이다.



주역은 태극이라는 근원적인 기운을 음양으로 나누고 그것을 또다시 세분화하여 괘상으로 표현하면서 세상의 이치를 설명한다. 이 내용을 유가의 대표적인 사상가인 공자가 풀어낸 것이니, 「계사전」은 주역을 유가적인 관점으로 해석한 또 하나의 '주역'이라고 볼 수 있겠다.


위태로워질 것을 생각하는 자는 그 자리를 편안하게 하려는 것이요, 망할 것을 염려하는 자는 그 존립을 보존하려는 것이요, 어지러워짐을 염두에 두는 자는 다스림을 얻으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편안해도 위태로움을 잊지 않으며, 잘 유지되어도 망함을 잊지 않으며, 잘 다스려져도 어지러움을 잊지 않는다. 그러므로 역에서 떨어질 듯 떨어질 듯 해야 아름드리 뽕나무에 매달 수 있다고 한 것은 이것을 일컬은 것이다."

 

군자는 자신의 몸을 편안히 한 뒤에야 움직이며, 자신의 마음을 편안히 한 뒤에야 말하며, 친교를 나눈 뒤에 요구하니, 군자가 이 세 가지를 닦는 까닭에 온전하다. 위태롭게 움직이면 백성이 함께하지 않고, 함께하지 않으면 해치는 자가 이르니, 그러므로 역에서 더하지 마라. 공격당할 수 있다. 마음을 세워 항상되지() 못했으니 흉하다고 한 것은 이것을 일컬은 것이다.”


「계사전」에 나오는 내용의 일부이다. 의 내용을 응용하여 풀어낸 공자의 말들이다. 주역에 나와 있는 각각의 내용들을 살피면서 설명을 덧붙이는데, 인의를 내세우는 유가의 색채를 느낄 수 있다.


주역은 효 괘의 기호를 통해 그 의미를 나타내는 글이므로, 그 자체로 접근하기에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지, 무슨 상황에 해당되는 내용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은 주석서들이 나온 것이기도 하다. 그 중 「계사전」은 그러한 주석들 중 가장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주역을 접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계사전」이라는 이름만 들었을 땐 왠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펴쳐 그 내용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 이 책의 성격이 해설서이기 때문이다.



 


이 책 「낭송 계사전」은 낭송에 적합하게 쓰여진 책이다.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려기보다 소리내어 내용을 따라가다보면 와 닿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주역에 대해 가볍게 알아본다는 마음으로 한구절씩 낭독하면서 접근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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