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포럼이 주최하는 제7차 정기포럼이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12호에서 열렸습니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에 충분한 계획인가?'하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에너지분야에서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임성진 에너지전환포럼 공동대표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첫 세션에는 주제발표가 있었습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원 이창훈 선임연구위원, 에너지전환포럼 양이원영 사무처장,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윤창열 박사, 홍익대 전기공학부 전영환 교수가 각각 준비해온 내용을 가지고 발표를 하고 이어진 토론시간에는 발표자를 포함하여 기후솔루션 이소영 변호사, 미세먼지 해결시민본부 김민수 공동대표, 법률사무소 이이 구민회 변호사, 태양광산업협회 정우식 부회장, 풍력산업협회 총괄분과 손충렬 위원장, 신재생에너지 학회 박규진 학회이사, 산업부 에너지자원정책과 오성진 서기관, 환경부 기후변화 정책관실 기후전략과 이상일 사무관이 참여를 하였습니다. 


토론자리에 에너지업계 관계자뿐만 아니라 산업부과 환경부의 공무원들도 참석했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들이 오고갈지 흥미로웠습니다.


학계, 시민사회, 산업계 등 에너지 분야 민간 전문가 70여명이 참여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워킹그룹’은 11.7일「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방향에 대한 권고」를 발표하였는데요. 총괄, 수요, 공급, 갈등관리 소통, 산업 일자리 등 총 5개 분과로 구성된 워킹그룹은 지난 3월 발족한 이후, 약 7개월간의 논의 과정을 거쳐 이번 권고안을 확정하였습니다. 


이번 워킹그룹 권고안의 성격은 정부에 우리나라 에너지전환 정책의 중․장기 추진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었는데, 워킹그룹은 성공적 에너지전환을 위한 주요 추진과제로서 ①에너지 수요관리 혁신, ②재생에너지 중심의 통합 스마트 에너지시스템 구축, ③미래 에너지산업 육성, ④국민참여 분권형 에너지 거버넌스 구현, ⑤에너지·자원협력 강화, ⑥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전환시대의 인프라 구축 등 6대 중점 과제를 제시하였다. 이번 포럼은 이러한 민간워킹그룹 권고안을 두고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어느덧 친숙해져버린 미세먼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번 포럼에 여러번 등장했습니다. 최근 겨울이 되면서 우리나라는 고농도의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석탄화력발전소의 생산량 감소와 신규확대 중단 그리고 핵발전소 시설의 일정시기 폐지에 동의한 대만의 사례를 들면서 우리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미세먼지에 있어 과거부터 지금까지 전체적인 추세로는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과연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명확한 목표를 세워서 줄인 것인지 아니면 결과적으로 줄어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줄이고자 하는 명확한 의지를 가지고 목표를 세워 줄인 것이 아니라면 언제라도 다시 미세먼지는 늘어날 수 있는 것이고 실제로 미세먼지는 2012년부터 정체되거나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가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미세먼지는 산업화 과정과 도시화 과정의 산물인데, 그 중 석탄화력발전소와 자동차가 그 핵심원인이고 이는 결국 연료와 수송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우리가 쓰는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한 많은 발전소가 만들어졌고(또 현재 만들어지고 있거나 만들어질 예정이고), 편리한 이동수단을 위해 자동차가 만들어진 이후로 자동차의 수 폭발적으로 증가해왔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발전분야에서는 석탄발전 제로의 시대로, 수송수단에 있어서는 내연기관차 종말의 시대로 나아가야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전기를 통해 최종에너지 소비가 이루어지는데 여기에 쓰이는 전기는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을 하는 시대가 와야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석탄발전을 가스발전으로, 석유수송을 전기차로 대체하여 미세먼지를 비롯한 오염물질을 줄이자는 주장에 대해 과연 LNG와 전기차가 청정한 친환경 수단인지를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LNG는 청정에너지로 가기 위한 중간적인 단계일 뿐이고 전기차 역시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적인 발전수단이 제대로 담보가 되지 않는 한 현재의 미세먼지 같은 문제는 쉽게 개선되지 않는다는 얘기였습니다.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하 '에기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들이 이번 포럼에서는 많이 나왔습니다. 제3차 에기본에는 첫번째 핵심가치인 '안정'이 계획의 목표일뿐 달성해야 할 환경 목표가 없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또한 에너지 계획을 어떻게 실현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세한 에너지 로드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관점에서 바라본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에너지 전환의 시기와 방법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만 정작 그 에너지를 지금과 같은 수준 이상으로 계속 쓴다면 친환경 에너지 전환으로 공급할 수 있는 양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기술적 측면에 있어서도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는 대체에너지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에너지 수요를 조절하지 않는 한 에너지 전환은 요원한 일이 될 수 있기에 와 닿는 이야기였습니다.


한편 재생에너지가 각광을 받고 조금씩 확대가 되어가는 추세 속에서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언제나 동일한 에너지를 출력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출력 변동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요. 출력변동에 대응할 저장장치 등과 같은 기술의 발전이 함께 이루어져야 재생에너지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에너지 전환에 있어 모든 주체가 각자 할 일이 있겠지만 그 중 기업이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는게 영향력이 크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어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 있어 거기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것으로만 이용한다고 한다면 기업 자체내에서 뿐만 아니라 그 기업과 연관을 맺고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그에 맞춰서 에너지를 사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그리고 개인들의 역할도 중요한데요. 정부가 에너지 전환에 미온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 기업이나 개인들은 눈치를 보거나 편리한 대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정책을 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들도 앞서 나온 에너지 수요의 관점에서, 가정에서 직장에서 쓰는 에너지를 편리함보다는 필요한 만큼 적정하게 사용하여 에너지 수요를 조절해나가야 에너지 전환은 속도를 낼 것입니다. 


이렇게 에너지 공급과 수요의 모든 주체가 각자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때 에너지 전환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그에 따라 현재 우려를 사고 있는 미세먼지나 온실가스의 문제도 점차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2시간이 채 안되는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토론을 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고 이야기를 충분히 하기보다는 빨리 마무리를 하는 식으로 진행된 면이 있어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온실가스 감축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에너지 전환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자리였습니다. 


이번 제3차 에기본은 확정된 것이 아닌 권고안의 성질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와 같은 토론회를 거쳐 에너지 전환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이번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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