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에서 주관하는 제9차 미세먼지 솔루션 포럼이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한달에 한번꼴로 열리고 있는 미세먼지 솔루션 포럼의 이번 주제는 '미세먼지 정책, 장기전망' 이었습니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주제발표 연사로 김용표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우정헌 건국대학교 교수 그리고 배귀남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 단장이 참여하였고 이어진 종합토론에는 김민수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대표,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최유진 서울연구원 박사가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첫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용표 교수의 강연 주제는 미세먼지 농도를 얼마나 줄여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이제 당위적인 명제가 되었는데, 미세먼지 농도에 기후변화와 고령화가 더해졌을 때 사망률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이산화탄소 증가를 비롯한 다양한 기상여건이 미세먼지 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앞으로 기후변화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한다면 사망률은 점점 높아지게 됩니다. 


또한 고령화가 사망률을 촉진시키는데, 한국의 경우 65세 인구비율이 전체인구비율의 14%가 넘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고 이렇게 고령화된 사람들에게 미세먼지는 더욱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망률이 올라가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고령화사회에서는 같은 미세먼지 농도에도 더 높은 사망률이 나타나게 되고 미세먼지농도가 한국보다 낮은 독일이나 영국같은 나라의 경우 고령화가 한국보다 높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인구 10만명당 초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수는 더 많은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앞으로 미세먼지는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겠지만 기후변화나 고령화사회가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했을때 보다 확실하게 줄이지 않으면 농도가 같거나 조금 줄어들더라도 오히려 더 높은 사망률이 나타날 수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하겠습니다. 


또 새롭게 안 사실로는 북한이 세계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곳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중국에서 날라오는 미세먼지에 굉장히 민감해하지만 정작 인접해있는 북한으로부터의 오염물질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북한에서 날아오는 오염물질도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이고 있으므로 앞으로 남북경협을 통한 북한의 개발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공동협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된 중요한 점이었습니다.


우리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때 뿌옇게 눈에 보이고 그것이 인체에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계속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이제는 미세먼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과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미세먼지 못지않게 위험한 물질이 일상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는데요. 그 물질은 오존입니다. 


오존은 두 얼굴을 가진 물질인데, 오존층을 형성하여 오존분자들이 태양의 강렬한 자외선 및 나쁜 자외선 등을 지면으로 가지 못하게끔 흡수해주는 이로운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지표면에서 오존은 광화학적 반응에 의해 인체에 유해한 스모그를 만드는데, 이런 오존은 인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줍니다. 


오존농도가 짙어지면 눈과 목이 따가움을 느낄수 있고 기도가 수축하여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두통, 기침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농작물과 식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수확량이 감소하기도 하며 잎이 말라 죽기도 하는데요. 이런 특성을 가진 오존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전체지역에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고 사망률도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농도는 2000년대에 들어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지만 반대로 오존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오존에 대한 관심과 대비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줄일수록 좋은데, 이처럼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을 줄이는 근본적인 방법은 결국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모든 발전기기들이 에너지를 사용함으로써 움직이기 때문이죠.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전기요금을 올려야한다고 얘기도 있었는데요. 지금 전기요금이 너무 싸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고 정부가 움직일 수 있도록 국민들이 압력을 가해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할 주체는 결국 우리 시민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다른 발표자로 나선 우정현 교수는 'GAINS'라는 모델을 들고 나왔습니다. 'GAINS'는 기후-대기 통합관리 모형을 지칭하는 데, 최소비용으로 기후변화원인물질과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을 동시에 저감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기 위하여 개발된 도구라고 합니다. 배출과 저감에 관련된 다양한 시나리오를 응용하여 미래 배출량의 예측, 오염피해분석, 감축 비용 및 효과 분석 등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다소 공학적인 설명에 이해가 쉽게 되지는 않았지만 'GAINS' 모델을 통해 기술과 정책을 통합하여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한다는 취지가 인상에 남았습니다.


발표자들의 강연이 끝나고 패널들의 종합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김민수 대표는 시민의 입장에서 바라본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과 방향을 제시했는데요. 배출원의 1차관리를 하는 것부터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가령 지하철 선로의 물청소를 자주 실시하여 그 먼지만 제거해도 역내의 실내공기가 훨씬 좋아질 것이라면서 어렵고 폼나보이는 정책들만 제시할 것이 아니라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빨리빨리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서울시가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웃돌때에 저감조치를 취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예보된 며칠 전부터 미리 선제적인 저감조치가 이루어져야 실제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얘기를 이어갔습니다. 이 부분은 예전부터 해오던 생각이었기 때문에 깊은 공감이 되었습니다. 미세먼지가 높아졌을 때 취하는 저감조치들은 사실상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여러차례 이미 제기되기도 했었고요. 


또한 김민수 대표는 시민의 인식개선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를 절약하는 정책을 세우는 데에만 고민을 하는 것보다 지금부터 조금씩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는 게 필요하고 자동차 같은 경우에도 미세먼지를 덜 배출하는 대체연료자동차를 장려하는 것보다 자동차 자체를 줄이는 정책이 우선되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상식적인 이야기들인데 정책을 제안하는 사람들은 보통 여러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자꾸 핵심을 우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민의 입장에서 조목조목 미세먼지 해결방향을 제시하는 사이다 같은 발언에 속이 시원해지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주제가 미세먼지 정책의 장기전망을 살펴보는 것인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미세먼지문제는 사실 단기간에 해결하기 쉽지 않고 장기적으로 바라본다고 하더라도 한 도시 혹은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입니다. 결국 효과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간, 국가와 국가간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시민들의 의식과 연대가 필요하겠죠. 이런 협력이 잘 이루어질 때 미세먼지 해결은 속도를 내기 시작할 겁니다.


이렇게 이번 미세먼지 솔루션 포럼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미세먼지 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은 정부의 미세먼지 대응전략 차원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환경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출범시킨 단체입니다. 미세먼지 솔루션 포럼은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매달 열리고 있습니다. 


관심있는 단체 및 시민들이 미세먼지 문제해결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인다면 미세먼지도 언제까지나 해결되지 못할 난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해 뭘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면 이런 포럼에 참석해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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