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회째를 맞이하는 그린아시아 포럼이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습니다. 그린아시아 포럼은 환경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골드만 환경상(Goldman Environment Prize)'의 아시아 지역 수상자들을 중심으로 아시아 환경문제에 공동 대응하고자 시작되었는데요. 올해도 포럼에는 다양한 국가의 골드만 수상자들을 비롯하여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환경분야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아시아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국제협력방안이었습니다. 대기오염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항상 나오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NOx, SOx, VOCs 같은 것들인데, 전문가들에게는 익숙한 용어이겠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는 용어입니다. 그래서 먼저 이 용어들의 의미를 알아보는 것이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NOx는 질소 산화물을 말하는데, 흔히 녹스라고 많이 불립니다연료의 고온 연소 시 대기 중 질소의 일부가 산소와 반응하여 생성되는 물질로 대표적인 오염 물질이 일산화질소(NO)와 이산화질소(NO2)입니다. 이산화질소는 미세먼지라 불리는 입자상 물질과 함께 도시 지역의 상공을 적갈색으로 보이게 합니다. NOx는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주로 자동차, 발전소, 보일러 같은 배출원에서 나오는데요. NOx는 고농도일때 눈과 호흡기에 자극을 주어 인체에 피해를 입히고, 저농도일때도 장기간 노출되면 역시 피해를 줍니다. 일산화질소보다는 이산화질소가 인체에 더욱 큰 피해를 준다고 합니다.


SOx는 황산화물로, 황을 함유하는 석탄, 석유 등의 화석 연료가 연소할 때 인위적으로 배출되며 주로 발전소와 난방 장치 등에서 발생합니다. 연소 과정에 의해 생성되는 황산화물 중 95%정도는 이산화황(SO2)이고, 약 5%가 삼산화황(SO3)로 배출됩니다. 자연적으로는 화산 폭발에 의해 황산화물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기도 합니다. 고농도의 이산화황은 야외활동이 많고 천식에 걸린 어른과 어린이에게 일시적으로 호흡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고농도의 이산화황과 함께 고농도의 미세 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심장혈관 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산화황은 질소 산화물과 함께 산성비의 주요 원인 물질이기도 합니다.


VOCs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라 불리는데, 쉽게 증발되는 액체 또는 기체상 유기 화합물로서 대기의 질소산화물과 공존시 태양광에 의해 반응하여 광화학반응을 일으키고 오존과 같은 산화성 물질을 생성시킵니다. 이때 생성된 오존과 같은 물질은 광화학 스모그를 유발합니다발암성 물질이며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기도 합니다. 유기용제 사용 시설(도장 시설, 세탁소 포함)과 자동차 등의 이동 오염원이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환경분야의 많은 전문가가 참석한 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오늘날의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강화가 요구되는데, 유럽에 비해 동아시아의 경우 약한 체제 하에서 정책 및 과학 간 상호교류가 이루어지고 있고 협력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간의 소통이 부재하여 국가간에 새로운 환경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중국의 한 교수는 에너지와 문명이라는 관점에서 생태문명이라는 개념을 던지고 바이오매스로 녹색발전을 이루고 있는 스웨덴과 덴마크의 사례를 들면서 앞으로 중국의 에너지사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북한의 대기질 현황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서울과 북한의 거리가 불과 40km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북한의 질소산화물은 여타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겨울이 아닌 여름에 그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데 북한이 겨울에 난방을 적게 때기 떄문에 그런 결과가 나온게 아닌가 추측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향후 북한의 경제개발은 환경비용을 고려한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를 하였습니다. 


독일의 한 환경단체 이사장은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표달성을 위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이 지금부터 친환경적인 습관을 들이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번 포럼에는 기업관계자도 참여했습니다. 국내 자동차기업의 한 관계자는 전세계 자동차시장이 친환경 무공해 차량시대로 진입중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회사가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였고 안전성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수소전기차가 미세먼지 정화기능도 수행하면서 환경에 기여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얘기를 하였습니다. 자동차로 미세먼지 정화를 할 수 있다는 부분은 무척 흥미롭게 들렸습니다. 


국내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참여를 통한 교통부분의 미세먼지 저감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런던의 혼잡통행료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 시행효과로 교통량이 크게 줄었고 질소산화물과 PM10, 이산화탄소 같은 대기오염 물질도 감소한 것을 통계를 통해 보여줬습니다. 런던뿐만 아니라 뉴욕, 밀란, 파리 같은 도시도 교통정책을 통해 교통량과 대기오염을 줄여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서울의 경우 과거에 비해서는 대기오염의 정도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음을 지적하며 대중교통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60명의 사람들이 각각 자동차와 버스, 그리고 자전거를 이용할 때 필요한 도로공간을 보여준 그림은 보행, 자전거, 대중교통 같은 녹색교통수단이 활성화된다면 우리가 사는 공간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생각을 해보게 하였습니다. 



수동적 시민을 어떻게 자발적으로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네덜란드의 사례를 들면서 일반 시민들이 재미있고, 혁신적(급진적)이며, 체계적으로 보행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문화를 경험하는 게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이번 포럼을 주최한 환경재단에서는 디젤의 유해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제는 디젤차의 사용을 중단할 때가 되지 않았냐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 팜유를 재배하기 위한 대규모 소각으로 연무사태를 일으켜 엄청난 탄소배출을 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이로 인해 많은 호흡기 질환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주변 국가에도 피해를 입히고 있으므로 팜유의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축산업과 미세먼지의 상관성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14.5%에 달하고 육류를 생산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채소의 24배이므로 육류섭취를 줄이고 채식을 하는 것만으로도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한다고 했습니다. 팜유의 사용과 축산업에 대한 이야기는 새롭게 들어보는 것이었기에 이번 기회에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대기오염개선을 위해 현재 하고 있는 실천들과 향후의 과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장시간의 이야기와 토론을 통해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많은 방안들이 나왔고 다양한 관점과 새로운 사실들을 배울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포럼을 통해 느낀 대기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핵심은 다음과 같은 두가지 정도로 요약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하나는 정부차원의 강력한 친환경적 정책의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환경오염을 해결하는 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정부이기에 산업방식의 전환이라던지 오염물질 배출기업에 대한 조세부과 같은 정책들을 강력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시민들의 역할입니다. 대기오염 같은 환경문제의 해결은 시민들의 인식변화와 지속적인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이루어지기가 어렵습니다. 환경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생활을 습관화한다면 우리는 깨끗한 공기를 마실 자격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요? 


부터 이 자격을 갖추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동참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이번 강연 정리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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