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다양한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크게 보면 위험성은 있지만 돈을 벌기 위해 해볼만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쪽이 있고, 도박과 다름없는 투기 활동이라고 보는 쪽도 있을 것이다. 나는 후자였다. 한때 주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책도 읽어보고 증권사를 찾아가서 투자설명회을 들어본 적도 있었다. 경제적인 걱정 없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직장을 다니는 것 등을 통해 버는 노동 소득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지는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주식은 투자라는 미명하에 벌어지는 투기활동으로만 인식되던 시기였다.

 

오래 살던 지역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 살아가면서 느낀 것은 결국 생활을 하기 위한 소득활동이 필요하고 그것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어디에서 살던 간에 경제적 불안감을 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장 일을 하지 않고 어느 정도 벌어놓은 또는 쌓아놓은 돈으로 일정 기간은 살 수 있겠지만 소득 활동이 없으면 점점 갖고 있는 돈은 줄어들 것이고 그러면서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생겨날 것이다. 설사 있는 돈을 아끼고 절약하며 살아간다해도 속도의 차이가 있을 뿐 돈이 줄어드는 것은 마찬가지다. 아끼고 절약하며 사는 것도 어떤 목적에 의해 자발성을 가진다면 그래도 괜찮은데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산다면 삶의 질과 만족도는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최근에 발을 다치게 되었고 걸어다니기도 힘든 경험을 하면서 소득활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질병 또는 상해에 의해 몸이 불편한 상태가 되면 움직이는 것 자체부터 힘들어 지게 된다. 행동의 제약이 크게 발생하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확 줄어들게 된다. 일을 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비교적 몸을 움직이기 힘들어 불편한 것 빼고 피해를 입은 게 많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사실 움직이지 못한다는 건만 해도 엄청나게 불편한 것이지만) 만약 직장을 다니고 있거나 자기 책임하에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일을 못하게 됨으로써 얻지 못하는 소득도 있지만 심하게 다쳐 병원비나 치료비가 많이 들 수도 있다. 혼자라면 그나마 괜찮을 수 있지만 부양해야 될 가족이라도 있는 경우에는 그 피해는 더욱 클 것이다. 노동에 의한 소득활동만 하는 경우라면 이렇게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해 경제적으로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소득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얻을 수 있다. 노동에 의한 소득과 자본에 의한 소득. 노동소득은 직장에 나가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동을 이용하여 벌게 되는 소득을 말한다. 우리가 소득이라고 생각할 때 보통 생각하는 소득이다. 하지만 건강에 이상이 생기거나 불의의 사고로 인해 몸을 쓰는 게 불편해진다면 이 소득활동은 줄어들거나 멈추어버릴 위험이 생긴다. 

 

자본소득은 자본이 일을 해서 벌어다주는 소득이다. 대표적인 게 주식과 부동산이다. 자본을 활용하여 주식과 부동산을 사고 파는 행위를 통해 소득을 얻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어울리는 소득이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가능한 소득이기도 하다. 자본주의가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따지는 건 별개의 문제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임을 직시할 필요는 있다. 자본소득 역시 엄연한 소득의 하나인 것이다.

 

그렇다면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사고 파는 행위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은 투자인가 아님 투기인가? 「서른 여섯, 은퇴하기 좋은 나이」에서는 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구분하고 있다. 공부와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이러한 대상에 돈을 투입한다면 투자이고, 단순히 운과 기대만을 가지고 돈을 쓴다면 투기라고 얘기하고 있다. 똑같은 대상을, 똑같은 방법으로 한다고 해도 투자와 투기의 행위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를 하나씩 살펴보면서 내가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대상을 투기의 관점으로만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것들도 존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고, 그것을 어떤 태도를 가지고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본인의 몫인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

 

이러한 자본소득을 벌기 위한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기 때문이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면 돈에 얽매이지 않고 관심 있고 하고 싶은 활동들을 하면서 살 수 있다. 그게 삶의 만족과 행복을 결정하는 전부는 아니겠지만 경제적인 자유를 이루게 된다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벗어나 돈 걱정 없이 하고 싶은 것들에 집중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기본적인 삶의 만족도를 크게 올려줄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자유를 젊었을 때 이루기 위해서는 노동소득만으로는 어렵다.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운동 선수 또는 재벌이 아니고선 노동 소득을 통해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는 건 현 사회 시스템 하에서는 어렵다. 재밌는 것은 일반인은 엄두도 못낼 정도로 돈을 버는 이들도 자신들의 자산을 자본소득을 버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노동소득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게 현실이고, 사실 인지를 못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랑은 별 상관없는 것처럼 여기다가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 것인지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이 책이 끌리듯이 다가왔다. 책을 통해 투자와 투기를 구분할 수 있게 되고 자본소득이 왜 필요한 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자본소득을 창출하는 건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경제적 자유를 조금이라도 빨리 얻기 위한 사람들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자본소득에 눈을 뜨고 그것을 얻기 위한 시작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서른 여섯, 은퇴하기 좋은 나이」을 읽고 나서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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