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며칠동안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에 장기간 머물면서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불안과 우울 등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미세먼지는 유난히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사상 최장 기간동안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취해지기도 했습니다. 


3월 7일 경에는 오전부터 미세먼지가 서서히 물러가면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오랜만에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오후부터는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을 거라고 나온 예보와는 달리 또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가면서 하늘은 다시 푸른 빛을 감추고 말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바람이 불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의 수준을 넘나들었고, 이전 같은 미세먼지 지옥이 찾아오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미세먼지 농도는 다소 나쁜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것도 안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지만 며칠동안 너무 극심한 미세먼지를 경험해서 그런지 이 정도는 가소롭다(?)라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바꾸어놓은 일상의 풍경


이번에 오랫동안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일상의 풍경을 많이 바꾸어 놓았습니다. 연일 극심한 미세먼지와 그에 대한 심각성을 다룬 뉴스가 실시간으로 터져나오고, 눈으로만 봐도 뿌옇게 변해버린 풍경을 보면서 평소 미세먼지에 대해 별 신경쓰지 않던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하철에서도 평소에는 미세먼지가 심각해도 마스크를 쓴 사람을 별로 찾기 힘들었는데, 이번 기간동안에 절반이 넘게(직접 한번 세보았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미세먼지에 대해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죠. 미세먼지가 유독 심했던 지난 3월 6일에는 지하철 안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이제 봄철이 되면 황사뿐만 아니라 미세먼지까지 온다는 것을 경험했으니, 앞으로 봄은 꽃이 피는 계절이라기보다 미세먼지가 오는 계절이라고 사람들이 인식하지 않을까 서글프기도 합니다. 실제로 요며칠 사이 날은 따뜻해졌지만 매일같이 뿌연 미세먼지로 덮여 있는 세상 속에서 봄이 온 것을 체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과잉 대응이 가져올 위험


한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미세먼지가 물러난 깨끗한 날에도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세먼지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차단해주는 효과가 있지만 그만큼 산소공급을 막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잘 쓸 필요가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걸음을 빨리 걷기만 해도 보통 걸을 때보다 산소를 더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호흡하기가 힘들어집니다. 특히 아이들 같은 경우는 뛰어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그렇게 움직이면 숨쉬기가 힘들어져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안쓰고는 본인이 알아서 결정할 일이지만 아직 스스로 판단을 내리기에 미숙한 아이들이나 노약자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의 경우, 오히려 마스크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전히 들려오는 미세먼지 소식


푸른 하늘을 뺏어 가고 온 나라를 숨쉬기 힘든 고통 속에 몰아넣었던 최악의 미세먼지는 이제 물러갔지만 앞으로도 깨끗한 날보다는 미세먼지가 계속되는 날이 많다는 예보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언제 또다시 우리를 덮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미세먼지 사태가 일어나면 우리는 또 밖에 잘 나오지도 못하고 마스크를 쓰면서 숨한번 제대로 쉬기 힘든 불편한 시간들을 보낼 수 밖에 없겠죠.


우리가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요? 이제 미세먼지가 좀 지나갔으니 원래대로 일상을 살다가 또다시 미세먼지가 몰려오면 마스크나 쓰면서 이번 같은 불편함을 감수하면 되는 걸까요?



이번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


한반도에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이번같은 상황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매일같이 심각한 미세먼지를 내뿜고 있는 중국이 한반도 옆에 존재합니다. 좋던 싫던 이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바람의 뱡향이 편서풍이나 서풍일때 중국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시간차를 두고 한반도로 유입이 됩니다. 그렇게 유입된 미세먼지는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와 결합되어 이번 같은 고농도 미세먼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여기에 대기까지 정체되어 버립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흩어지거나 빠져나가지 못하고 계속 한반도에 머물게 됩니다. 그러면 이번 같이 최악의 미세먼지가 오랫동안 우리를 괴롭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같은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의 영향이 큽니다. 그런데 거기에 한반도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결합해 더 심각한 미세먼지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를 줄여야 한다는 당위성이 나옵니다. 


외교적으로 중국에 항의한들 중국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는 그들의 선택입니다.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을 기다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번 같은 미세먼지 사태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후변화와 대기정체


잠깐 기후변화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전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때아닌 폭설이나 폭염 같은 이상기후는 지금도 계속 증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가 주범입니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기후변화협약 등을 통해 전세계 국가가 이산화탄소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지만 현실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에 발생한 미세먼지 사태는 기후변화의 영향도 큽니다. 앞서 대기정체로 한반도에 오랫동안 미세먼지가 머물렀다고 했는데, 이 대기정체를 일으키는 장본인이 기후변화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불어야할 바람이 줄어들거나 약해지면 대기는 정체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기후변화을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는 대부분 석탄화력발전이나 자동차를 이용함으로써 배출되고 이로 인해 미세먼지 역시 발생하게 됩니다. 우리가 재생에너지 이용을 높이고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이산화탄소를 줄여 기후변화를 억제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미세먼지 역시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의 과제


이번 미세먼지 사태를 겪고 나서 미세먼지에 대해 경각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아무리 좋은 마스크를 쓰거나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들 그것은 일시적 대응책일 뿐입니다. 마스크나 공기청정기의 사용으로 산소결핍이나 또다른 오염물질의 증가를 가져올 수 있기에 또다른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나부터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이번 같은 최악의 미세먼지를 겪지 않을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줄 것입니다.


당장 이런 미세먼지 사태를 겪기 싫다면 한국을 떠나 미세먼지 없는 나라로 이주를 가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이번 미세먼지 사태를 겪으며 저도 그런 생각을 해봤지만 이건 일단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또한 그에 따르는 문제들도 생길 것이고요. 미세먼지는 감정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닌 것입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그것도 아니면 최악을 피하기 위해 차악이라도 선택하라는 얘기가 선거에서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번 미세먼지 사태를 통해서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정부를 비롯하여 우리 개개인도 분명하게 결정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미세먼지 사태가 지속된 어느 날, 지하철을 타고 가다 바라본 한경 풍경의 풍경입니다. 다리 너머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가 않습니다. 당신은 어떤 생각이 떠오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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