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명 작가의 소설은 늘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면서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의 이야기 속에는 분명 가상의 현실을 예측하고 다루는 부분도 있지만 이 부분조차 사실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의 구성과 그를 뒷받침하는 논거가 구체적이고 탄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를 한번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어 내가 소설 속의 현실에 살고 있는 양 동기화되는 느낌마저 든다. 「바이러스 X」도 그런 소설이었다.

 

「바이러스 X」는 현재 우리가 매일 생생하게 겪고 있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정한이라는 정체 불명의 한 남자가 바이러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의 실마리를 조연수라는 한 병리학자에게 건네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 생각의 실마리는 이 여성 병리학자에 의해 구체화되어 세상에 알려지고 의과학계로부터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매도를 당한다. 이러한 반응은 그녀의 얘기처럼 반도체로 3만바이트의 데이터에 불과한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게 된다면 자신들의 역할과 지위가 사라지게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나온 것이었다.

 

반대로 반도체와 기술을 다루는 이들에게는 그녀의 얘기는 장미빛 희망을 가져오는 것이었다. 바이러스를 체외에서 검출하여 애초에 인간의 몸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구할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소설에서는 바이러스의 창궐이 전쟁으로도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코비드19에 대한 초기 대응을 제대로 못하여 전세계적 팬데믹을 일으킨 중국에 대해 미국을 위시한 많은 나라들이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내라고 군사력을 이용하여 중국에 압박을 가한다. 이에 중국은 코비드19보다 더 치사율이 높고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의 창궐을 이용해 다른 국가들을 압박하고 종국에는 핵무기까지 사용하여 자신들의 이권을 지키려 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이보다 더한 위험을 가진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거기에다 전쟁까지 일어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곧바로 전세계의 공멸을 가져올 것이다.

 

 

소설 「바이러스 X」는 현재 세계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하지만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코비드19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코비드19 외에도 전파력과 위험성이 높은 바이러스들이 서로 결합하게 되면 인류에게 치명적인 위협을 가하게 된다는 것을 과학적 사실들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를 통해 코비드19 사태를 겪고 있는 인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선택지를 던져주고 있다.

 

 

 

 

인류는 오랜 시간 자연을 이용의 대상으로 규정하며 무분별하게 대해왔다. 그 결과는 자연 생태계의 교란과 파괴였다. 이 때문에 기후위기가 초래되어 온갖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고, 미세먼지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게 되었다. 이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퍼지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설 속에서처럼 코로나와는 비교가 안되는 위험성과 전파력을 가진 바이러스가 등장해 퍼지게 된다면 지금과는 비교도 안되는 종말적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다. 물론 기술을 통해 바이러스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법도 나올 수 있겠지만 한번 등장한 바이러스는 사라지는 게 아니니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이다.

 

그동안 인간의 무지와 이기심으로 무분별하게 자연생태계를 파괴하여 스스로 재앙을 불러왔고, 그게 현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나타나며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무분별한 개발을 멈추고 자연과 공존하며 생태계를 다양하게 보전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이 상황만 빨리 모면하고 원래 하던대로 인간들의 욕망들을 최대한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지금 개개인 각자의 선택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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