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티아고순례길 돌담소담
산티아고의 공립 알베르게는 비용도 비교적 저렴할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공립과 다르게 체크아웃 시간도 여유가 있습니다. 순례길의 종착지인 산티아고에 도착한 만큼 여유 있게 쉬고 가라는 하나의 배려일 수도 있겠습니다. 덕분에 여유 있게 일어날 수 있었지만 주방을 비롯한 공용공간은 이른 시간부터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고 있었습니다. 비교적 사람들이 적은 숙소 바깥에서 식사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숙소를 나섰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쇼핑몰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예전 순례길 때 들러서 옷을 구입했던 곳이기도 해서 둘러볼 겸 가보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쇼핑몰 안의 풍경은 크게 달라진 느낌은 아니었지만 예전에 옷을 샀던 매장은 간판이 바뀌어져 있어 세월의 흐름을 체감하기도 했습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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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늦게 찾아온 산티아고의 첫번째 숙소의 체크아웃은 오전 11시까지였습니다. 산티아고가 보통 순례자들의 최종 목적지이기 때문에 이 곳의 알베르게는 공립을 제외하고 대부분 체크아웃 시간이 여유가 있어 아침에 일찍 나설 필요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날 이른 시간부터 일어나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었고, 덕분에 잠에 깨어 일찍부터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숙소 밖에 나와 보니 전날에 이어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습니다. 근처 마트에 들러 먹을 것을 산 뒤 돌아오는 길에 성당을 한번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오랜만에 산티아고 대성당의 모습을 눈 앞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순례길을 마친 후 성당을 보았을 때는 탑 기둥의 일부가 공사중이어서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말끔한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어 좋..
숙소에 인원이 많지 않았지만 이른 시간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인해 덩달아 움직이게 됐습니다. 체크아웃 시간이 여유가 있었고, 일찍 나갈 생각이 없었기에 방에 머물던 사람들이 다 나간 이후에 숙소에 남아 마음 편하게 나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숙소 밖은 화창하게 개어있었고, 전날 계속 비내리는 날씨를 맞이하다가 파아란 맑은 하늘을 보니 기분이 좋아짐을 느꼈습니다. 날씨기 확실히 기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이날 산티아고로 가는 기차편은 늦은 오후에 있었기에 좋은 날씨를 즐기며 일단 좀 걷기로 했습니다. 전날 비가 내려서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중심가를 걸으면서 성채도 보고 바도 이용하려고 했는데 들어갈 만한 곳을 찾지 못해 기차역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역 안에도 바가 있었고, 거..
숙소 체크아웃 시간이 넉넉해서 여유 있게 나갈 준비를 했습니다. 숙소를 나와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다음 목적지인 산티아고까지는 레온에서 기차를 타고 갈 예정이었는데, 기차역 위치도 미리 파악해두고 역에서 발권을 하면 비용이 얼마나 나오는지 궁금했습니다. 자동발매기가 있어서 그걸 이용하려고 했지만 하필 그때 기계가 수리중이어서 결국 이용을 하지 못하고 역을 나왔습니다. 밖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이날 머물 숙소로 갔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가보니 시설은 괜찮아 보였는데 창문 밖으로 외부 풍경을 볼 수 없는 구조라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우중충한 날씨에 기분도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고, 혹시 나중을 대비해 짐을 풀지는 않고 배낭을 그대로 놔두기만 한 뒤 다음 일정에 대해 생각을 했습니다..
아침 7시 무렵 방에 불이 켜졌습니다. 수녀회 소속 알베르게여서 그런지 이곳도 일정 시간이 되면 불을 켜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체크아웃 한참 전부터 나이든 여성이 침대를 돌아다니며 시트 커버를 벗겨내는 게 보였습니다. 머무는 순례자들이 빨리 나가기를 바라는 듯한 모양새가 보기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조금 일찍 숙소를 나서면서 이날의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밖에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배낭에 레인커버를 씌웠습니다. 이제는 이런 건 자동으로 척척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숙소가 시내 중심부 쪽이어서 조금만 나가니 레온 대성당이 눈 앞에 나타났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였지만 오랜만에 본 성당의 모습은 반가웠습니다. 추위가 느껴져 일단 근처에 있는 바에 들어가 따뜻한 차를 시..
호스텔에서 좋았던 것은 여유 있는 체크아웃 시간이었습니다. 이날은 순례길 들어 처음으로 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면도를 하고 나서 깔끔해진 모습에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숙소에 머물며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다가 환전을 하고 오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 환전했던 돈을 거의 다 썼을 때였고, 대도시에 ATM으로 인출할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부르고스에서 돈을 인출하기로 했습니다. 해외에서 ATM으로 인출할 때는 현지 수수료가 붙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수수료가 없는 은행을 알아보았고, 그에 해당하는 은행 ATM기를 찾아 갔습니다. 하지만 듣던 거와 다르게 수수료가 붙어서 나오는 걸로 표시가 되어 일단 철수를 하고, 다른 곳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수수료 없는 ATM 찾기가 한참이나 지속이 되었지만 아..
이른 시간부터 같은 방을 쓰던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면서 덩달아 잠에서 깨어 일어났습니다. 오전 6시가 넘자 갑자기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알고 보니 예전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처럼 이곳도 음악을 알람삼아 사람들을 깨우는 것이었습니다. 음악과 함께 방에 불도 켜졌는데, 어차피 일어난 거 오히려 잘됐다 싶었습니다. 일찌감치 씻고 짐을 정리하고 나서 체크아웃 전까지 여유를 즐기고 있는데, 숙소 관리인이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방을 스윽 둘러보았습니다. 그때는 숙소 상태를 점검하러 왔나 보다 싶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올라와 두리번거리더니 아직 숙소에 남아 있는 날 보고 대놓고 나가자고 얘기를 했습니다. 아직 체크아웃 시간이 되지도 않았는데도 머물고 있는 사람에게 빨리 나가라고 재촉을 하는 것이었..
숙소의 밤은 꽤나 추웠습니다. 중간에 추위에 깨서 잠바와 양말까지 껴입고 나서야 다시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아침이 되었는데도 밖은 어두컴컴했고 비가 오는 듯 보였습니다. 숙소가 공립은 아니어서 이른 시간에 나가지 않아도 됐지만 날씨가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것으로 예보되어 있어 준비되는 대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개인실처럼 방을 쓸 수 있어 불도 일찌감치 키면서 편하게 준비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나가기 전 밖을 살펴보니 비는 많이 내리지 않았지만 바람이 불고 있어 우비를 입는 게 낫겠다 싶었고 우비를 챙겨 입은 후 숙소를 나섰습니다.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바람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의를 입고 나온 건 정말 잘 한 일이었는데요. 우의가 비바람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보온 효과도 있..